'포스트시즌 징크스' 리오스, 올해는?
OSEN 기자
발행 2007.10.14 09: 19

[OSEN=이상학 객원기자] ‘철의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35·두산)는 명실상부한 2007년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다. 올 시즌 33경기에 선발 등판, 무려 234⅔이닝을 소화하며 22승5패 방어율 2.07 WHIP 1.06 피안타율 2할2푼3리를 기록했다. 8년 만의 20승 달성과 함께 24년 만에 선발 22승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승을 비롯해 투구이닝·방어율·WHIP·피안타율 등 각종 투수 기록에서 1위를 독차지했다. 지난 1998년 타이론 우즈 이후 사상 두 번째 외국인 MVP 수상도 유력하다. 한국에 데뷔한 지 6년째를 맞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리오스는 14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올 시즌은 물론 역대를 통틀어 가장 파괴력있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 투수 중 하나였던 리오스를 첫 머리에 내세우는 것은 너무다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리오스의 어두운 과거가 두산에게는 보이지 않는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면 놀란 마음에 더 당황하기 마련이다. 리오스는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7경기를 뛰었다. KIA 소속이었던 2002~2004년 그리고 두산으로 이적한 2005년까지 4년 연속으로 가을잔치에 참가했다. 7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한 리오스는 그러나 에이스에 걸 맞지 않은 활약으로 실망을 안겼다. 1승4패 방어율 4.91이라는 평범한 성적을 남긴 것이다.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경우만 해도 3차례나 있었다. 200이닝 넘게 소화한 2004~2005년 포스트시즌 부진은 어느 정도 면죄부가 주어질 수 있어도 2003년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이닝만 던지고 강판된 것은 어떤 변명과 핑계도 통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2005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방어율 7.00을 기록하며 1·4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돼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가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과거 리오스는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타입이었다. 한 번 가속도가 붙으면 브레이크없이 질주했지만, 한 번 제동이 걸리면 재시동을 거는 데 애를 먹었다. KIA 시절 김성한 감독이 리오스를 큰 경기에서 그다지 신뢰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들자 리오스 스스로가 마인드 컨트롤하는 법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물론 두산의 안정된 수비진도 리오스의 마인드 컨트롤에 빠질 수 없는 힘이었다. 올 시즌을 통해 거의 차원이 다른 투수로 한 단계 더 발돋움한 리오스이기에 포스트시즌 징크스따위는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또 하나 희망적인 것은 리오스가 한화를 상대로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에도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SK와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2위 두산과 만났다. 당시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 승리의 첫 테이프를 끊으며 3전 전승의 시작을 알린 투수가 바로 리오스였다. 당시 경기에서 리오스는 8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으로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리오스의 유일한 포스트시즌 승리가 바로 한화를 상대로 거둔 것이었다. 올 시즌에도 리오스는 한화를 상대로 4경기에 선발등판, 한 차례 완봉승 포함해 3승1패 방어율 1.80으로 맹활약했다. 4경기 모두 7이닝을 기본으로 던질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한화 김인식 감독의 말마따나 야구는 모른다. 해봐야 아는 것이다.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은 리오스에게 1년 쉬고 다시 맞이하는 가을잔치다. 과연 올해에도 리오스에게 포스트시즌 징크스는 따라올까.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