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최대 승부처는 2차전?. 한화와 두산이 동상이몽을 꾸면서 2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SK를 3승 2패(2005년에만 5전 3선승제)로 꺾고 올라오면서 너무 힘을 쏟았는지 플레이오프에선 3연패로 떨어졌다. 이번에도 한화는 삼성을 2승 1패로 무릎꿇리기까지 막대한 전력 소모를 감수했다. 1차전 선발로 써야 할 에이스 류현진이 준플레이오프 3차전 롱 릴리프로 나섰기에 언제, 어느 시점에 등판할지조차 미지수다. 제2선발 정민철도 허리 통증이 심상찮은 듯 여겨진다. 김인식 한화 감독이 지난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최영필을 예고한 점에서 쉽지 않은 마운드 운용이 예상된다. 마무리 구대성이나 베테랑 선발 문동환, 용병 세드릭도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재 한화가 처한 상황은 현대와 맞붙었던 2006년 플레이오프 정국과도 흡사하다. 당시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KIA에 2승 1패 신승을 거두고 올라와 현대마저 3승 1패로 격침시키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때 한화는 수원 원정 1차전 패배 후 3연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1차전을 현대 에이스 캘러웨이에게 막혀 패배(한화 선발은 문동환)한 뒤 2차전은 예상을 뒤엎고, 류현진 대신 정민철을 올려 승리를 따냈다. 기세를 탄 한화는 대전으로 이동해 류현진-문동환-구대성을 3~4차전에 쏟아붓고 시리즈를 마감했다. 리오스 의존도가 높은 두산의 마운드 운용 전력은 공교롭게도 2006년 현대의 그것과 비슷하게 돌아갈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한화에서 2006년의 정민철과 구대성 역할을 과연 누가 재연할 수 있느냐다. 전술 운용의 객관적 우위를 확보한 김경문 두산 감독은 내심 2005년의 재판을 꿈꿀 것이다. 그래야 SK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리오스를 다시 쓸 수 있다. 반면 김인식 감독은 2006년의 '타짜 테크닉'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이길 경기와 질 경기를 확실히 나누는 김 감독의 성향상, 1차전에서 초반 주도권을 놓치면 미련을 두지 않고 2차전을 대비할 것이다. 이럴 경우 2006년처럼 2차전이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게 된다. sgoi@osen.co.kr 2005년 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꺾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두산 선수단(위)과 2006년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뒤 한호하는 한화 선수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