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준플레이오프는 '투수전'의 백미를 보여준 승부였다. 1차전서는 한화가 에이스 류현진의 쾌투를 앞세워 5-0으로 완승을 거뒀고 2차전서는 삼성이 특급 불펜진의 돌려막기로 6-0으로 승리했다. 이어 3차전서는 양팀이 투수 인해전술을 펼치며 팽팽하게 맞선 끝에 한화가 5-3으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차전부터 홈런포가 활발하게 터졌지만 투수력에서 승부가 갈라진 준플레이오프였다. 매경기 치고받는 접전보다는 투수력에서 앞선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투수 출신 감독들답게 '투수전의 백미'를 보여줬다. 그럼 14일부터 열리는 두산과 한화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색깔의 야구가 펼쳐질까. 일단 양팀 감독들은 지난 13일 미디어데이에서 '통큰 야구'로 '재미있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우리 팀이 지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엄살을 하면서도 "승부는 해봐야 안다. 재미있는 야구를 하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도 "포스트시즌은 팬들을 위한 경기다. 한 점차 승부보다는 4점 이내에서 막고 5점을 내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면서 "양팀 모두 공격력이 좋은 만큼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는 장타력이 돋보이는 팀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범호가 홈런 3방을 날린 것을 비롯해 김태균, 크루즈, 김태완, 고동진 등이 홈런포를 가동, 팀홈런 2위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한화의 방망이는 특히 대전구장에서 빛을 발한다. 따라서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1승을 거두고 대전 홈으로 내려가면 멋진 승부가 예상된다. 이에 맞서는 두산은 발빠른 타자들의 기동력이 돋보인다. 도루 부문 2위부터 4위에 오르며 30개 이상을 기록한 '대도 트리오'(이종욱-고영민-민병헌)의 활약이 기대된다. 안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출루하면 한화 배터리를 흔들어댈 것이다. 여기에 중심타자 김동주와 최준석의 한방, 그리고 안경현, 홍성흔 등 베테랑들이 해결사 노릇을 해줄 전망이다. 리오스-랜들로 이어지는 특급 원투펀치를 보유한 두산의 선발 마운드를 한화 타자들이 얼마나 공략하느냐에 이번 플레이오프 승부가 달려있다. 상대적으로 투수진이 지쳐있는 한화를 상대로 두산은 삼성보다는 더 많은 점수를 뽑아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화끈한 '공격야구'가 펼쳐지려면 한화 타선의 폭발 여부에 달려있는 셈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