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쓴 '행복', 2년만에 멜로 '부활'
OSEN 기자
발행 2007.10.14 10: 51

올 가을 극장가에 눈물 전선이 길게 자리잡고 있다. 관객들의 눈시울을 단풍처럼 붉게 물들이는 멜로 영화들이 릴레이로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선두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지난 주 선두에 올랐던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의 최신작 '행복'(라이필름, 영화사 집 제작)은 각 영화사이트들의 예매율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며 이번 주에도 관객 몰이에 나섰다. 임수정 황정민 커플이 펼치는 최루성 멜로 연기에 허 감독의 손길이 닿으면서 더욱 사실적이고 감동적인 드라마로 탄생했다. 가을철 멜로 영화의 4주 이상 강세는 딱 2년 만이다. 지난 해에는 전반적으로 멜로 장르가 부진을 면치못한 가운데 이나영 강동원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9월 3~4주차에 1위에 오른 게 고작이다. 이에 비해 2006년에는 전도연 황정민의 '너는 내운명'이 9월 4~5주차를 휩쓴데 이어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10월 1~2주차 선두를 달렸다. 여기에 임수정 정우성의 '새드 무비'가 바통을 넘겨받아 3주차 흥행 고지에 오르는 등 멜로영화가 5주연속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이후 영화 제작사들 사이에 '멜로는 장사가 안된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다가 올 추석 대목에 곽경택 감독의 경상도식 사나이 멜로 '사랑'이 다시 흥행 물꼬를 텄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주진모 박시연의 가슴 아픈 사랑이 시들해질 무렵, 이번에는 황정민 임수정 커플이 극장가를 주름잡는 중이다. '행복'은 몸이 아픈 두 남녀(황정민 임수정)가 산골 요양원에서 만나 사랑을 느끼고 동거를 시작하는 것으로 진정 행복한 연인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는다. 그러나 방탕한 도시남의 건강이 먼저 회복되면서 마음 속 갈등은 요동을 치고 잔잔한 사랑에 미묘한 파문이 일기 시작하는 과정과 결말을 허 감독 특유의 촉촉한 시선으로 묘사했다. 허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로 한 일 양국에 많은 고정 팬을 확보한 데 이어 '봄날의 간다' '외출' 등으로 멜로 부문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거장다운 솜씨를 뽐내고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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