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귀중한 1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를 안개 국면으로 몰고 갔다. 클리블랜드는 14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ALCS 2차전에서 연장 11회 트롯 닉슨의 결승타, 프랭클린 구티에레스의 3점홈런 등으로 대거 7득점, 13-6으로 승리했다.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경기를 잡은 클리블랜드는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이뤘고, 오는 16일부터 홈구장 제이컵스필드에서 열리는 3∼5차전에서 결판을 낼 수 있게 됐다. 6회까지 6-6으로 타격전으로 전개되던 경기는 연장 10회말까지 소강상태로 진행됐다. 양팀 불펜의 '기싸움'에 초반 폭발했던 양팀 타선은 갑자기 풀이 죽었다. 그러나 11회초가 시작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보스턴이 불안한 셋업맨 에릭 가니에를 어쩔 수 없이 투입하자 클리블랜드 타자들의 집중력이 고조됐다. 1사 뒤 그래디 사이즈모어가 우전안타,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는 볼넷을 얻어 1사 1,2루. 클리블랜드는 좌타자 트롯 닉슨을 대신 투입했고, 보스턴은 이에 맞서 좌완 하비에르 로페스를 호출했다. 그러나 당연한 듯 보였던 테리 프랑코나 보스턴 감독의 선택은 승패를 가루는 '악수'가 됐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클리블랜드 타선이 로페스를 맞아 뒤늦게 살아났기 때문이다. 닉슨은 로페스로부터 중견수 앞 적시타를 때려내 마침내 6점에서 먼저 벗어났고, 계속된 1사 1,3루에선 로페스의 폭투가 겹치며 3루주자 카브레라가 홈을 밟았다. 팽팽했던 힘의 균형이 깨지자 경기는 일방적 양상으로 흘렀다. 빅토르 마르티네스의 고의사구에 이은 라이언 가코의 2타점 중전 안타, 자니 페랄타는 좌측 2루타로 1타점, 프랭클린 구티에레스는 좌월 스리런홈런으로 3점을 보태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11회에만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5안타와 볼넷 2개 등을 묶어 무려 7점을 올렸다. 경기 중반만 해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 이어졌다. 파우스토 카모나(4이닝 4피안타 4실점) 커트 실링(4⅔이닝 9피안타 5실점) 두 선발투수가 난타를 당할 정도로 양팀 타선은 거듭 폭발했다. 선취점을 먼저 올린 팀은 클리블랜드. 1회초 사이즈모어의 2루타로 만든 2사 2루에서 마르티네스가 커트 실링을 두들겨 좌측 2루타로 선취 타점을 올렸다. 보스턴의 반격은 3회에 시작됐다. 선두 코코 크리스프의 우전안타와 도루, 더스틴 페드로이아의 볼넷, 데이빗 오르티스의 내야안타로 2사 만루를 만들자 '주포' 매니 라미레스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1-1. 후속 마이크 로웰은 파우스토 카모나의 5구째를 결대로 밀어쳐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불과 한 이닝을 지나기도 전에 클리블랜드는 다시 앞섰다. 마르티네스, 가코의 연속안타로 1사 1,2루 멍석을 깔자 우타석의 페랄타는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홈런을 작렬한 것. 5호에는 사이즈모어가 우월 솔로포를 때려내 스코어는 5-3이 됐다. 끈질긴 보스턴은 곧바로 공세를 시작했다. 5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라미레스가 카모나의 4구째 한 가운데 직구를 힘으로 밀처쳐 우월 동점 투런홈런을 쏘아올리자 로웰은 좌측 '그린몬스터'를 완전히 넘어가는 역전 백투백 솔로포로 화답한 것. 보스턴은 6-5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2차전을 절대 내줄 수 없던 클리블랜드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공수가 바뀐 6회초 볼넷과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자 구티에레스의 유격수 땅볼로 경기를 원점으로 다시 되돌렸다. 이후는 '오래 버티기' 경쟁이었다. 양팀 선발이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한 상황에서 믿을 것은 불펜의 '내구성' 밖에 없었다. 5회 1사 후 등판한 젠슨 루이스, 라파엘 베탄코트(이상 클리블랜드)와 오카지만 히데키, 마이크 팀린, 조내선 파펠본(이상 보스턴)은 각자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경기를 투수전 양상으로 몰고 갔다. 7 8 9, 그리고 연장 10회에 접어들어서도 소강상태는 계속 됐다. 하지만 끝 모를 듯 이어지던 경기는 연장 11회 마침내 균형이 한 쪽으로 급속히 쏠리며 클리블랜드의 '늦은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workhorse@osen.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