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해냈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가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정규리그를 제패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갖은 어려움과 역경을 이겨낸 쾌거였기에 더 짜릿했다. 올 시즌 성남은 유독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강력한 라이벌 수원의 추격외에도 수많은 고비들이 줄을 이었다. 한중일 클럽 대항전인 A3 챔피언십과 전세계 각지의 클럽들이 자웅을 겨루는 피스컵을 치러냈고,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소화했다. 매우 빡빡한 일정.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다른 클럽들이 한숨 돌리던 아시안컵 기간에도 성남 선수단은 쉼없이 스케줄을 소화했다. 챔프만이 누리는 특권이란 자존심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퍼거슨’으로 불리는 사령탑 김학범(47) 감독의 탁월한 지략과 선수들의 고른 경험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었다. 1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다 지난 8월 15일 수원에 발목을 잡힌 데 이어 처음으로 2연패를 허용해 위기를 맞이했던 성남은 그들만의 노하우로 이를 극복해냈다.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이 떨어지자 김 감독은 ‘약속의 땅’ 강릉 전지훈련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이후 경기를 치르며 중요한 순간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해 반전을 이끌어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들과 패기와 의욕으로 가득찬 신예, 모따-이따마르로 대표되는 최강 용병 라인업까지, 선수들도 요소요소에서 제 몫을 충실히 해냈다. 그리고 지난 10일 있은 대구FC 원정전이 결정적이었다. 성남은 0-1로 끌려가다 매서운 뒷심을 발휘, 2-1 역전승을 일궜고 다시 1위로 복귀할 수 있었다. 결국 성남에게 다가온 것은 우승의 축배. 수원과 치열한 선두 쟁탈전을 벌였으나 14일 열린 전남과 최종전을 2-0으로 승리하며 화려한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를 남겨놓은 상황이라 2% 아쉽긴 하지만 성남은 이날 하루만큼은 충분히 기쁨을 만끽할 자격이 있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