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6강행, 명장과 선수들이 함께 이룬 드라마
OSEN 기자
발행 2007.10.14 17: 37

이보다 더한 드라마가 또 있을까. ‘원조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이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정규리그 6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정말 놀라운 결과였다. 솔직히 올시즌 대전이 6강에 오르리라고 여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꿈에 불과할 뿐, 꼴찌나 면하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의 부진이 계속됐다. 최윤겸 전 감독이 이끌던 전반기까지 대전이 기록한 최고 순위는 10위. 심지어 광주 상무에 이어 13위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 지독한 부진과 아픔. 대전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비단 성적뿐만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의 대거 교체로 이어진 최윤겸 전 감독의 폭행사건 등 일련의 사태들은 도약하려는 대전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령탑 교체가 적중했다. 오랜 ‘야인’ 생활을 마치고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한 노장 김호 감독이 후반기를 앞두고 부임하며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 감독은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 한번 해보자’는 의욕과 자신감을 심어줬고, 시민구단의 존재 이유가 우승이 아님을 강조하며 성적에 대한 부담을 떨쳐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운 게 선전의 원동력이었다. 부임초부터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축구’를 강조한 김 감독의 의도대로 대전은 대단히 역동적인 경기를 구사했다. 확연히 달라진 대전의 축구에 상대 팀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었고, 김 감독과 대전 선수단은 최종전 이전까지 최근 4연승을 포함해 7승5패의 호성적을 냈다. 팀 성적도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 한계단씩 오르던 대전은 14일 수원전 이전까지 7위에 랭크됐고, 김호 감독조차 “너무 빠른 상승세가 오히려 걱정될 정도”라고 푸념할 정도였다. 그러나 우려는 필요없었다. 대전은 수원을 1-0으로 제압했고, 결국 6강행 막차를 탈 수 있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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