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두산의 막강한 기동력이 서전을 승리로 장식시켰다. 14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8-0으로 대승한 두산에는 역시 기동력이 있었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가장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스피드에서 한화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1차전 대승을 따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의 광활한 외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한화의 마운드를 가감없이 두들긴 결과다. 두산의 기동력은 경기 초반부터 시작됐다. 볼넷으로 출루한 톱타자 이종욱이 3번 고영민의 타석 때 초구부터 과감하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순식간에 득점권 찬스를 만드는 순간이었다. 한화 선발 최영필로서는 중심타자들을 득점권 위기에서 맞이하며 소극적인 피칭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두산은 고영민이 삼진을 당해 투아웃됐지만, 김동주·최준석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만들고 한화의 폭투 때 3루 주자 이종욱이 쏜살 같이 홈으로 파고들어 결승 선취득점을 따냈다. 이종욱은 2회말에도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1루에 출루, 2번 김현수 타석 때 2구째에 다시 한 번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지만 긴장한 기색없이 빠른 발로 잠실벌을 달궜다. 비단 이종욱뿐만 아니었다. 2회말에는 민병헌이 우중간 3루타를 기록했다. 채상병의 병살타로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곧바로 큼지막한 타구와 함께 빠른 발로 3루까지 진입하며 분위기를 다시 두산 쪽으로 되돌렸다. 이날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이대수도 7회말 우중간 3루타로 한화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올 시즌 3루타 부문 전체 1위(32개)에 오른 팀답게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쳤다.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 만큼 홈런은 적은 두산이지만 대신 드넓은 외야를 활용, 3루타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었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이것이 빛을 발했다. 반면 한화로서는 남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기동력을 제어할 방법을 찾는 데 고심을 해야 할 판이다. 도루저지율 전체 2위(0.374)에 빛나는 신경현이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있었지만 1차전에서는 이종욱의 거침없는 발을 묶지 못했다. 게다가 한화는 외야수비 라인에서도 구멍을 드러냈다. 특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외국인선수 제이콥 크루즈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수비범위가 넓지 못해 잠실구장에서는 더 큰 구멍이 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