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기적' 대전, PO서도 감동 이어간다
OSEN 기자
발행 2007.10.15 08: 28

7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각본없는 한 편의 드라마가 작성됐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기에 훨씬 극적이었고, 감동의 여운은 한동안 계속됐다. '원조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이 지난 14일 오후 홈구장 퍼플 아레나에서 펼쳐진 수원 삼성과의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26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 창단 10년 만에 처음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비록 또다른 시민구단 대구 FC가 승점 1점(무승부)만 챙겨도 6강행이 확정되는 FC 서울을 1-0으로 제압하는 바람에 이뤄진 기적이었지만 끝없는 부진과 어려움을 극복한 대전은 기쁨을 만끽할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지난 1993년 '카타르 도하의 기적'에 이어 14년 만에 비슷한 짜릿함을 맛본 김호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여세를 몰아 내친 김에 우승까지 한 번 이뤄보겠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우승까지의 과정은 정규리그만큼이나 결코 쉽지 않다. 내리 3연승을 더 추가해야 성남 일화와 챔피언 결정전에 오를 수 있는 상황. 6위로 리그를 마친 대전은 플레이오프서 오는 21일 오후 3시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김정남 감독이 이끄는 리그 3위 울산 현대와 피할 수 없는 한판 일전을 벌인다. 여기서 승리하면 경남 FC(4위)와 포항 스틸러스(5위)가 벌일 경기의 승자와 10월 28일 또 한 번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갖고, 이를 통과한 뒤에는 10월 31일 수원과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놓고 운명의 승부를 펼쳐야 한다.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일정.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다는 최적의 시나리오가 작성되면 무려 8연승을 기록하게 돼 대전은 또다른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하다. 기적을 창조한 대전 선수들은 현재 엄청난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수원과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고종수는 "강팀이 상승세를 타는 것보다 약팀의 상승세가 훨씬 매섭다"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더구나 데닐손과 브라질리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슈바도 팀 승리를 확정짓는 수원전 결승골과 함께 특유의 골 감각을 되살렸고, 수비진 역시 올림픽대표팀 차출로 빠져있는 김창수가 돌아오면 더욱 강해진다. 여기에 출중한 '홀딩맨' 이성운과 더불어 플레이메이커 고종수 등 훌륭한 허리진을 구축한데다 박도현과ㅑ 나광현이라는 다양한 옵션까지 갖췄다. 안정감을 더하고 있는 노련한 수문장 최은성도 물론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대전. 창단 첫 해트트릭과 첫 5연승을 이뤄내며 처음으로 가을잔치에 초대된 '김호와 아이들'이 써 내려갈 아름다운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맺게될까.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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