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범호'는 누가 될 것인가. 한화 이범호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 3방을 터트리며 '준플레이오프 사나이'임을 보여줬다. 준플레이오프에서만 개인 통산 홈런 7개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여기에 '괴물' 류현진도 1차전 선발승에 이어 3차전 구원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준플레이오프 MVP에 올랐다. 이처럼 포스트시즌에서는 '깜짝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서는 선수들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포스트시즌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이긴다"고 한다. 정규시즌에서는 평범했던 선수가 종종 포스트시즌에서는 '깜짝 활약'으로 한 순간에 스타로 탄생하기도 한다. 지난 14일 시작된 두산과 한화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미치는 선수'가 양팀에서 한 명이 나올 조짐을 보였다. 두산의 1차전 승리에 공헌한 유격수 이대수(26)와 한화 구원투수 유원상(20)이 그들이다. 이대수는 3루타 포함 4타수 4안타 2득점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0 대승에 앞장섰다. 생애 첫 한경기 4안타를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2루수 고영민과 함께 더블플레이를 3개 엮어내는 등 안정된 수비로 마운드에 있던 선발 리오스를 뒤를 든든하게 지원했다. 한화 2년차 우완 투수 유원상도 '플레이오프 사나이'로 탄생을 엿보였다. 비록 팀 패배로 가려졌지만 선발 최영필에 이어 2회부터 구원 등판, 4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구속 147km의 빠른 볼과 안정된 변화구 컨트롤로 위기 때도 흔들리지 않고 병살타를 이끌어내는 등 2년차 신예 투수답지 않게 두둑한 배짱투를 선보였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투구수 조절을 위해 더 던지게 할 수 없었다. 앞으로 요긴하게 쓸 만하다. 실력이 좋아져 내년부터 좌완 류현진과 함께 마운드 좌우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1차전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이대수와 유원상이 2차전부터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플레이오프 사나이'로 탄생할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1차전서 8이닝 무실점의 특급투로 승리를 따낸 두산 에이스 리오스(35)도 빼놓을 수 없는 MVP후보이지만 이대수와 유원상처럼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할 선수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것이 팀 승리를 위해 더욱 중요하다. 이들 외에도 앞으로 경기서 누가 '미치는 사나이'가 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sun@osen.co.kr 이대수-유원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