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에서 위메이드로 새롭게 출발한 폭스게임단을 보면 낯설은 이름이 하나 눈에 띈다. 바로 김양중 감독(29). 임요환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그는 2002년까지 IS에서 게임단 총 감독을 맡았던 e스포츠내의 숨은 실력자다. 새롭게 시작해 어수선한 위메이드 폭스 프로게임단의 분위기를 특유의 카리스마로 휘어잡으며, 명가 재건의 기치를 내걸었다. 보통 프로게이머 한 경기를 위해 준비하는 연습경기는 종족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200경기 내외. 김 감독이 임요환을 키울 당시 400~500개 이상의 연습경기를 시켰다는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김양중 감독이 5년만에 복귀를 발표할 당시 e스포츠계에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임요환이라는 걸출한 제자를 키워냈던 그의 지도력에 대한 기대와 과거 명감독이었다고는 하나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의 e스포츠의 적응할 수 있을지의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시즌 초반 2연패를 당하자 회의적인 시각은 더욱 커졌었다. 하지만 변화는 분명히 있었다. '천재' 이윤열을 제외하면 상상할 수 없었던 위메이드의 기존 이미지를 젊은 팀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킨 것이다. 팀의 에이스인 이윤열을 과감하게 출전 로스터에서 제외시키고, 박성균 한동훈 박세정 등 신예들을 중용해 기다리던 첫 승을 거두며 위메이드의 미래를 보이게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김양중 감독을 지난 13일 밤 만나봤다. 아직 틀을 완벽하게 잡지는 못했지만, 그가 꿈꾸고 있는 위메이드의 미래와 e스포츠의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늦었지만 첫 승을 축하드린다. ▲ 기쁘지만 걱정이 앞선다. 첫 승에 주변에서 축하메시지와 격려가 끊이지 않아 완전히 우승한 분위기다. 그런 분위기에 도취해서 방심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승리의 기쁨보다는 한숨을 내쉬었다. 첫 승 직후 1주 2주뒤에 있는 르까프 오즈전 경기를 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사실은 내일 모레 르까프 경기 생각 뿐이다. 아직 갈길이 멀다. 이미 먼 여행을 떠나는데 한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변해가는 모습,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누누히 강조하는 점이지만, 기초가 바탕이 되서 정말 튼튼한 팀 올라가면 절대 내려오지 않는 팀이 되는 것이 목표다. - 5년만의 복귀로, 프로리그는 처음 치루는데 그동안 느낀 점이 있다면? ▲ 감독으로써의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하고 예전은 다르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런면에서 봤을때 내 자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위메이드호의 선장의 자격이 있나 내 자신에게 반문했다. 내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계획에 따라서 위메이드 감독 , 프로게임단의 감독 자격이 걸맞는 사람이 되겠다. 말이 앞서는 사람이기보다는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의 마음은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따라올 것이다. 그동안 패배를 많이 하기는 했지만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시스템에 장단점이 있는것 처럼 우리 폭스팀에 가장 적합한 제도를 정착하는 과정에서 오는 시행착오라고 얘기하고 싶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지만, 팀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오는 진통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다. - 엔트리에 대대적인 교체가 있었다. ▲ 사실 들어오고 나서 내 선수들을 파악하고 보니깐,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았다. 개개인이 가지는 능력에 비해서 좋지 못한 성적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신인을 기용하는 데 있어서 두려움이 있다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인을 기용하는데 있어서 당장의 결과를 보지 말고, 그 선수가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재춘 선수, 한동훈 선수 는 방송경기에서 긴장하지는 않는다. 실력이 되기 때문에 기용을 하고 있다. 박세정은 3회 출전을 하고 있는데 장기적인 모습을 보고 지금의 박세정을 보고 다른 사람이 섣부르게 평가할 수 있지만, 나중의 박세정은 달라질것이다. 지난 에이스결정전에 승리를 거뒀지만, 연습할 때의 실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박세정 선수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때까지 내보낼 것이다. 에이스결정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르까프전에서는 선봉의 역할을 잘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 시즌 전 기존에 있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과 나눈 얘기가 있다면. ▲ 들어가서 일주일동안 지켜보기만 했다. 뭐를 하든 일체관여를 하지 않았다. 정말로 단 한 마디없이 생활에 대해서 지켜보기만 했다. 원인과 문제점을 찾았고, 지금도 찾고 있다. 찾은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선을 하고 바꾸어 나가고 있다. - 찾은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면. ▲ 선수들에게 필요한 '프로마인드'. 즉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여러가지 비전과 동기부여 프로의식의 부족을 제일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왜 해야 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선수들에게 '그냥 해'라는 말로 마지못해 하는 것보다는 반드시 해야 되는 성취감을 주고 싶다. - 한동욱을 보강했는데 차기에 더 보강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 없다. 다른 팀에서 더 이상은 보강은 없을 것이다. -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점이 있다면 ? ▲ 너무너무 많다. 이유를 불문하고 자세이다. 올바른 마음가짐과 바른 생활 태도 두 가지가 바탕을 이루지 못하면 프로리그 뿐만 아니라 개인리그에서도 우승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후기리그 각오를 말해주신다면? ▲ 성적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이번 한 시즌은 위메이드 폭스가 튼튼한 팀을 만들기 위한 기초공사의 과정이다. 비록 패배를 하더라도 정해 놓은 목표와 목표를 위해서 꾸준히 한 계단씩 올라가겠다. 그런 기초를 다지다 보면은 성적과 우승은 따라오는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성적보다는 모든 게임단의 모범이 될 수 있는 e스포츠의 수준을 한 계단 높이는 팀을 만들고 싶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