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육상부'와 '씨름부'의 환상적 역할 교체
OSEN 기자
발행 2007.10.15 19: 58

'씨름부'와 '육상부'의 최적 조합. 두산 베어스 팬들은 자기 팀을 두고 '씨름부와 육상부가 조합돼 있다'란 애정어린 평가를 내리곤 한다. 김동주-최준석-김현수 등 큰 것 한방으로 순식간에 흐름을 가져올 수 있고, 30도루 트리오 이종욱-고영민-민병헌 등의 발야구 능력을 겸비할 수 있기에 그렇다. 플레이오프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15일 한화의 잠실 2차전은 두산의 펀치력과 스피드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룬 한판이었다. 다만 이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육상부 대표' 이종욱이 파워로, '씨름부 대표' 김동주가 달리기로 득점을 생산했다는 부분이다. 이종욱은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한화 선발 정민철을 상대로 우측 폴대를 직격하는 초대형 선제 홈런을 뽑아냈다. 이어 1-2로 역전당한 3회말 원아웃에선 김현수가 우월 동점홈런으로 정민철을 무너뜨렸다. 정민철은 고영민에게까지 좌전안타를 맞고 강판됐고, 이어 유원상이 구원 등판했다. 그러나 2-2 동점 상화에서 등판해 긴장했는지 유원상은 김동주에게 볼넷을 내줘 1,2루로 몰렸다. 여기서 등장한 두산 5번 최준석은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유원상의 바깥쪽 낮은 볼에 헛스윙하고 말았다. 그런데 바운드된 이 볼이 뒤로 빠지면서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자 2루의 고영민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고, 유원상은 이 볼을 다시 빠뜨리며 홈이 비게 됐다. 이 사이 고영민은 지체없이 3루까지 진루한 김동주를 들어오라고 손짓했고, 김동주는 홈을 밟으며 폭투 하나로 순식간에 2점을 벌었다. '육상부 대표' 이종욱의 선제 대형 홈런에 이어 '씨름부 주장' 김동주가 폭투 1개로 3베이스를 진루하는 기동력을 선보이자 두산 덕아웃과 응원석은 열광 모드로 빠져 들었다. 플레이오프를 거칠수록 점점 강력해지는 듯한 두산이다. sgoi@osen.co.kr 두산 3회말 1사 1,2루 2-2 동점 상황에서 최준석 삼진아웃시 한화 투수 유원상의 볼이 빠지면서 2루 주자 고영민에 이어 1루 주자 김동주가 추가 득점을 올리며 환호 하고 있다./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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