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플레이오프는 '이대수의 난'
OSEN 기자
발행 2007.10.15 22: 32

[OSEN=이상학 객원기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대수의 난’이다. 두산 이대수(26)가 2007년 플레이오프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고 있다. 이대수는 한화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2차전에서 7타수 6안타 2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플레이오프 타율은 무려 8할5푼7리. 지난 14일 1차전에서 4타수 4안타로 맹활약한 이대수는 15일 2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로 기세를 이어나갔다. 이대수의 활약으로 두산은 플레이오프 2연승을 달리며 시리즈 조기종결의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2001년 연봉 1500만원을 받고 연습생으로 SK에 입단한 이대수는 프로 6년간 통산 타율이 2할3푼8리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109경기에서 310타수 78안타, 타율 2할5푼2리를 기록했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타율이었다. 결정적으로 이대수는 영양가 만점의 타격을 했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6푼4리지만 결승타가 두산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9개에 달했다. 지난 4월29일, SK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복덩이로 자리매김한 이대수는 주전 유격수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밟았다. SK 소속이었던 2005년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소화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는 대수비·대주자로만 기용됐을 뿐 타석에는 한 번도 들어서지 못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처녀 출전과 다를 바 없었다. 또한, 당시 SK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김민재(한화)와 주전 유격수로 정면 대결하는 것이라 감회가 더욱 남달랐다. 1·2차전에서 이대수의 타격은 한 마디로 상황에 맞는 타격이었다. 1차전에서는 첫 3타석에서 모두 선두타자로 나와 적극적인 타격으로 안타를 터뜨렸다. 7회말에는 바뀐 투수 안영명을 상대로 3루타를 뽑으며 승부의 물줄기를 두산 쪽으로 가져왔다. 2차전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와 터뜨린 안타가 하나 있었고, 7회말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까지 터뜨렸다. 장타를 노리기보다는 정확성에 포커스를 맞춘 깎아치기 타법이 큰 경기에서도 그대로 먹혀들고 있다. 하위타순에서 쏟아져 나온 6안타는 한화 입장에서 ‘난(亂)’이 아닐 수 없었다. 이대수의 활약은 비단 타격에만 그치지 않는다. 본연의 임무라 할 수 있는 유격수 수비에서도 단연 발군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1차전에서는 무려 8차례나 땅볼 타구를 처리하며 다니엘 리오스의 대량 땅볼 생산의 보이지 않는 밑거름 역할을 자처했다. 2차전에서도 이대수는 1회초 한화 제이콥 크루즈의 까다로운 내야 타구를 러닝스로로 잡아내 2루수 고영민과 함께 병살타로 연결짓는 위력을 발휘했다. 이대수는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고영민과 함께 무려 6차례의 병살 플레이를 엮어내는 안정된 내야 수비로 투수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더해주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대수. 2007년 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이대수의 난’으로 점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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