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1·2차전, 선발투수에 '희비 쌍곡선'
OSEN 기자
발행 2007.10.15 22: 5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역시 포스트시즌은 선발투수 맞대결이 중요했다. 두산과 한화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가 1·2차전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산이 1차전에서 8-0으로 대승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하더니 2차전에서도 9-5로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그 이면에 바로 선발투수 맞대결의 희비가 자리하고 있다. 두산이 1·2차전에서 모두 선발투수가 승리를 챙긴 반면 한화는 선발투수들이 5이닝은커녕 3회도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되며 경기 흐름을 내주는 주범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 14일 1차전에서는 ‘2007년 최고투수’ 다니엘 리오스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리오스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91개에 불과한 투구수에서 나타나듯 경제적인 피칭으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경기 초반에는 힘있는 직구로 승부하다 중반부터 컷패스트볼과 싱커의 비율을 늘려 대량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등 특유의 맞혀잡는 피칭으로 경기를 손쉽게 풀어나갔다. 반면 한화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총력전을 벌인 탓에 리오스의 대항마로 최영필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우려대로 최영필은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으로 총체적 난국을 보이며 조기강판됐고 경기는 두산의 흐름으로 넘어갔다. 15일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원투펀치의 ‘투’ 맷 랜들을 내세웠다. 시즌 중반부터 팔꿈치 통증으로 여전히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랜들이었지만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8피안타에 볼넷을 3개나 허용했지만 수비수들의 도움을 얻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6이닝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피득점권 상황에서 안타와 볼넷을 하나만 허용한 것이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부상투혼을 발휘한 정민철이 조기강판되며 실타래가 꼬이고 말았다. 정민철은 2⅓이닝 동안 4피안타를 맞았는데 그 중 2개가 예상치 못한 홈런이었다. 정민철이 강판된 후 마운드 운용에도 다시 한 번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두산과 한화는 8개 구단 중 가장 선발진이 두터운 팀들이었다. 선발진 방어율에서 두산이 1위(3.48), 한화가 2위(3.50)였다. 두산에서는 리오스라는 최고투수가 크게 두드러졌지만 한화는 양적·질적으로 선발진이 강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양 팀의 선발진은 극과 극의 피칭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같은 큰 무대에서는 소수정예가 빛을 발한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고 한화로서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소모한 ‘류현진 카드’가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한화는 비장의 류현진을 선발로 예고했고, 두산은 3년차 김명제를 예고했다. 한화로서는 올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선발투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년 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등판, 5이닝 무실점 역투로 포스트시즌 최연소 승리투수가 되며 시리즈 조기종결에 힘을 보탠 김명제의 패기도 무시해서는 안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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