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전쟁'이 시작됐다. 이병규(33)의 주니치와 이승엽(31)의 요미우리가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두 팀은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CS) 2스테이지에서 격돌한다. 5전3선승제. 이긴 팀이 일본시리즈에 진출한다. 한국팬들에게는 이병규와 이승엽의 한국인 포스트시즌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인끼리 맞대결을 처음이다. 어떤 선수가 활약을 펼치게 될 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병규는 한신과의 1스테이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1차전에서 4타수1안타를 기록했고 2차전에서는 2-0으로 앞선 가운데 3점짜리 홈런을 날려 승부를 결정냈다. 두 개의 타구가 모두 변화구를 받아친 점이 눈에 띠었다. 일본투수들의 변화구에 대한 적응력이 좋아졌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병규는 요미우리전에 약했다. 타율 2할2리 2홈런 6타점. 성적은 볼품없지만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지난 9월4일 다승왕과 방어율왕 다카하시 히사노리를 상대로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1스테이지 상승세와 함께 요미우리 투수들의 경계인물로 떠올랐다. 이승엽 역시 주니치전에 그리 강하지 못했다. 타율 2할7푼1리 5홈런 10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막판 주니치에게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피말리는 1위 전쟁을 하던 지난 9월26일 3-4로 뒤진 5회말 아사쿠라를 상대로 동점솔로홈런을 날려 팀의 8-4 역전승을 연출했다. 이날 주니치가 이겼다면 리그우승의 주니치의 몫이 됐을 정도로 중요한 일전이었다. 이승엽은 더욱이 큰 경기,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강한 면모를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나 팀 동료들도 이승엽의 해결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4번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여 주니치 투수진의 집요한 공략과 견제를 피해야 되는 숙제도 있다. 정규리그 1차대결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이승엽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렇다면 이번 포스트시즌은 이병규의 설욕전이다. 설욕과 수성의 무대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두 한국인이 기개를 떨치기를 기대해본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