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제이크 웨스트브룩의 싱커가 가라앉자 보스턴 타선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정규시즌 6승에 불과했고,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3차전에서도 5이닝 6실점에 그친 그는 홈구장 제이컵스필드에서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웨스트브룩의 기막힌 호투를 앞세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보스턴 레드삭스를 연파하고 월드시리즈를 향해 한 발 앞서걌다. 클리블랜드는 16일 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3차전에서 4-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이제 2승을 추가하면 정확히 10년 만에 대망의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라선다. 웨스트브룩이 '일'을 냈다. 클리블랜드 선발진 가운데 '약한 고리'였던 웨스트브룩은 이날 주무기인 싱커의 제구가 기가 막히게 구사돼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탁월한 땅볼유도 능력을 앞세워 고비마다 병살타를 유도하며 무수한 위기에서 탈출했다. 보스턴 강타선을 6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그는 클리블랜드가 4-0으로 넉넉히 앞선 7회초 제이슨 배리텍에게 중월 투런홈러을 허용했지만 에릭 웨지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웨스트브룩의 호투에 클리블랜드 타선은 필요할 때 점수를 내는 집중력으로 화답했다. '돌아온 영웅' 케니 로프턴은 2회 선제 우월홈런으로 분위기를 돋웠고,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와 트래비스 해프너는 5회 적시타와 내야땅볼로 추가점을 얹었다. 지난 14일 연장 11회 접전 끝에 '늦은 대승'을 거둔 클리블랜드는 경기 시작부터 사기가 충천했다. 웨스트브룩은 1회부터 입이 벌어질 만한 피칭을 펼치며 보스턴의 반격 의지를 초장부터 꺾었다. 1회 1사 1루서 데이빗 오르티스를 2루앞 병살타로 막아낸 그는 2회 무사 만루서는 제이슨 배리텍을 좌익수 얕은 플라이, 코코 크리스프를 6-4-3 병살타로 처리하는 위기 돌파 능력을 선보였다. 선발투수의 호투에 타자들도 가만 있지 않았다. 2회 1사 후 라이언 가코가 중전안타로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흔들자 좌타석의 로프턴은 마쓰자카의 한 가운데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3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보스턴은 4회 오르티스의 2루타로 추격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매니 라미레스의 내야안타 때 3루까지 내달리던 오르티스가 횡사했고, 마이크 로웰과 J.D. 드류가 힘없이 범타로 물러나 무위에 그쳤다. 위기를 또 한 번 넘긴 클리블랜드는 5회 귀중한 2점을 추가하며 보스턴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1사 후 케이시 블레이크의 중전안타, 그래디 사이즈모어의 볼넷으로 1사 1,2루가 되자 카브레라는 마쓰자카로부터 1타점 중전안타, 계속된 1사 1,3루에선 해프터가 2루땅볼로 사이즈모어를 불러들였다. 보스턴은 6회에도 반격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이번에도 뜻하지 않은 병살타가 나와 땅을 쳐야 했다.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자 믿었던 라미레스가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맥없이 물러난 것. 보스턴은 7회 배리텍의 2점포로 점수차를 줄인 뒤 막판 '대반전'을 노렸으나 7회 2사 후 투입된 제이슨 루이스, 라파엘 베탄코트 등 클리블랜드의 막강 구원진을 넘지 못해 2점차 패배의 쓴 잔을 들었다. 6⅔이닝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웨스트브룩은 이날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신인 티를 벗지 못한 마쓰자카에 비해 한 수 위였다. LA 에인절스와의 ALDS 2차전에서 부진했던 마쓰자카는 이날도 4⅔이닝 6피안타 4실점에 그쳤다. 플레이오프 2경기 동안 마쓰자카는 합계 9⅓이닝 7실점으로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다. 포스트시즌 방어율은 6.75에 달한다. ALCS 4차전은 17일 오전 9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팀 웨이크필드(보스턴)과 폴 버드(클리블랜드) 두 기교파 투수가 각각 선발로 나선다. workhorse@osen.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