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성화(52) 감독은 현역 시절 명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수비 조직력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고 국내 축구 최초로 제대로 된 포백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성화 감독을 보좌하고 있는 홍명보(38) 코치와 강철(36) 코치 역시 수비수 출신이다. 현역시절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로 이름을 날린 홍명보 코치는 유럽에서도 수많은 러브콜이 있었다. K리그와 J리그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은 그는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브론즈볼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철 코치 역시 수비수 출신으로 국가대표와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에서 맹활약했다. 그는 페어플레이와 노련한 수비로 정평이 나있다. 한마디로 올림픽팀의 코칭스태프들은 모두가 수비수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지도자의 지도 철학이 무조건 현역 시절 포지션에 따라가지는 않지만 수비수 출신으로 구성된 올림픽팀은 자연스레 수비에 무게감이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지난 최종 예선 3경기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올림픽팀은 3경기 동안 4득점 1실점하며 막강한 수비능력을 보여주었다. 김진규, 강민수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중앙 수비는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좌우 풀백인 최철순, 김창수 역시 사이드를 잘 잠궜다. 반면 공격에서는 박주영, 양동현 등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졌고 신영록, 하태균 등 U-20 대표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나마 이근호, 김승용, 이상호 등 날개 요원들이 제 몫을 해주었다. 하지만 17일 다마스커스에서 열리는 시리아와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은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박주영, 이청용, 고명진 등의 합류로 공격진은 대폭 강화된 반면 수비의 핵인 김진규의 부상 이탈로 수비진은 흔들리게 된 것. 특히 지난 14일 일본 올림픽팀과의 연습경기에서 0-3 참패를 당하며 수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을 수비수 출신들로 구성된 올림픽팀 코칭 스태프가 어떻게 대처할까? 우선 올림픽팀은 스리백으로 전환을 고려했다. 박성화 감독은 일본전이 끝난 후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만만한 팀이 아니기 때문에 스리백으로 수비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하루 만에 없던 것으로 되고 말았다. 박 감독은 15일 포백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경기 중간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자유롭게 포지션을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기본 수비 전형을 포백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결국 포백을 선택하게 된 것은 올림픽팀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즉 포백을 쓰지만 오장은, 백지훈 등 중앙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적극 가담해 수비를 안정시킨 후 역습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겠다는 것. 이근호, 이청용 등이 모두 스피드와 돌파력을 갖추고 있으며 투톱으로 나설 박주영과 김승용 역시 스피드와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100% 활용할 방안은 포백으로 결론내린 것이다. 수비의 달인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포백. 과연 이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