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가 18일 울산 모비스와 대구 오리온스의 공식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여 장도에 오른다. 외국인선수 선발제도 변화로 국내선수들의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이른바 ‘황금세대’들이 데뷔하는 시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도가 높다. 게다가 10개 구단의 전체적인 전력판도도 쉽게 점칠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라 더욱더 흥미를 돋우고 있다.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전력을 분석한다. ③ 원주 동부 ▲ 지난 시즌 : 23승31패(8위) ▲ 감독 : 전창진 ▲ 예상 베스트5 : 표명일-강대협-워싱턴-김주성-오코사 ▲ 주요 백업멤버 : 이세범-손규완-양경민-변청운-김봉수 갖가지 불운에 시달리며 8위로 마감한 지난 시즌은 ‘전통의 강호’ 동부에게 치욕과 오욕으로 점철된 한 해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동부에게 명예회복의 시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역 최고의 선수라 할 수 있는 김주성을 FA 재계약으로 잔류시킨 것은 외국인선수 수준이 떨어질 올 시즌 동부에 큰 힘이 될 전망. 김주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동부는 우승후보로 분류되는 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수세적인 농구에서 벗어나 다양한 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강점 김주성이 입단한 2002-03시즌부터 동부의 강점은 높이와 수비였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다. 코트 안에서 만큼은 가장 가치가 큰 선수라 할 수 있는 김주성의 기량은 절정에 달해있다. 맨투맨 수비와 도움 수비 모두 가능한 수비력은 두 말할 필요가 없고 빠른 공수전환도 가능하다. 약점으로 지적된 공격력도 중거리슛의 장착으로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김주성과 함께 트윈타워를 형성할 레지 오코사도 동부의 높이와 수비에 힘을 더해줄 자원이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지명된 오코사는 KCC에 지명된 브랜든 크럼프와 함께 중국에서 최고의 외국인 센터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보드장악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돼 지난 3시즌간 함께 한 자밀 왓킨스 못지않은 콤비네이션을 보여줄 전망이다. 탄탄한 트윈타워의 지휘아래 수년간 다져진 수비 조직력도 동부의 강점이다. ▲ 약점 여전히 공격력에서 의문 부호를 떼지 못했다. 지난 시즌 동부는 평균 78.0실점으로 이 부문 2위에 오를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지만 평균 76.6득점으로 이 부문에서는 최하위에 그쳤다. 공격에서 확실한 해결사가 없어 승부처에서 숱하게 고전했다. 올 시즌에도 공격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공격력이 괜찮은 표명일-강대협 백코트 듀오와 ‘슈터’ 손규완이 있지만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원 노릇을 해야 할 외국인선수 로저 워싱턴의 득점력이 기대에 못 미쳐 전창진 감독의 고민이 크다. 김주성과 오코사의 트윈타워를 활용한 확률 농구를 펼칠 수 있지만 내외곽을 넘나들며 상대의 수비라인에 균열을 일으킬 안정적인 득점기계가 없다면 또 다시 수세적인 수비농구에만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 키플레이어 지난 시즌은 양경민에게 최악의 나날이었다. 시즌 전부터 ‘토토 파문’으로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하더니 부상 악재까지 겹쳐 단 5경기에만 출장해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동부가 완전한 우승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양경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경민이 보이지 않게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동부도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탄탄한 수비력으로 상대 주득점원을 효과적으로 묶고, 특유의 외곽포로 공격에서도 힘을 보탤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포인트가드를 도와 경기조율까지 하는 ‘전천후 포워드’가 바로 양경민이다. 결정적으로 양경민은 기복 없이 꾸준하기로 유명하다. 양경민이 전성기 기량을 어느 정도 찾는다면 전창진 감독의 주름도 한결 펴질 수 있을 것이다. ▲ 전망 김주성의 존재만으로도 우승후보로 분류될 수 있지만, 2%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4강 후보가 가장 적당한 타이틀이 될 수 있다. 그래도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선수층이 턱없이 얇았던 지난 몇 년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두터워졌으며 전창진 감독도 기존의 8인 로테이션에서 벗어나 선수 활용폭을 넓히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 지난 시즌 실패의 교훈이 부른 긍정적 변화다. 시즌 중 승부수를 던지는 데 일가견이 있는 전창진 감독이 과연 어느 시점에 승부수를 던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김주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