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가 18일 울산 모비스와 대구 오리온스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장정에 나선다. 외국인선수 선발제도 변화로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이른바 ‘황금세대’들이 데뷔하는 시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도가 높다. 게다가 10개 구단의 전체적인 전력 판도도 쉽게 점칠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라 더욱 더 흥미를 돋우고 있다.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전력을 분석한다. ⑤ 안양 KT&G ▲ 지난 시즌 : 25승29패(6위-PO 6강) ▲ 감독 : 유도훈 ▲ 예상 베스트5 : 주희정-황진원-양희종-챈들러-커밍스 ▲ 주요 백업멤버 : 옥범준-은희석-김일두-이현호-윤영필 유도훈 감독 체제로 맞이하는 본격적인 첫 시즌이다. 지난 시즌 올스타 휴식기 이후부터 KT&G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오프시즌 동안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팀을 구성하는 데 집중했다. 주희정·은희석 등 FA로 풀린 가드들을 잔류시키고, KTF와 트레이드를 통해 황진원·옥범준 등 가드들을 영입했다. 주희정·은희석·황진원·옥범준 등으로 구성된 가드진은 톱클래스 수준. 공수전환이 빠르고 조직적인 농구를 펼칠 수 있는 ‘유도훈표 농구’의 뼈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 강점 역시 스피드가 강점이다. 유도훈 감독은 올 시즌 ‘스피드 농구’를 선언했다. 주희정·황진원·은희석·옥범준 등 가드들은 달리는 농구에 더없이 적합한 선수들이다. 외국인선수 마퀸 챈들러와 T.J. 커밍스도 유 감독이 빠른 스피드를 눈여겨 보고 뽑았다. 지난 시즌까지는 오리온스가 가장 빠른 농구를 펼쳤다면 올 시즌부터는 KT&G에 그 바통이 넘어올지도 모른다. 물론 오리온스처럼 파상공세를 기대하기에는 공격에서 파괴력이 모자라지만 대신 수비가 안정돼 있고 국내 선수들이 비이기적이라 조직력을 짜맞추기에 용이하다. 주희정-황진원-양희종으로 구성된 토종 라인업은 수비에서 상대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KT&G표 질식수비’를 기대해도 좋을 전망. 게다가 팀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많아 유도훈 감독이 구상하는 조직농구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 약점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다. 단테 존스의 공백은 내외곽에서 안정적인 득점력을 갖춘 챈들러가 메워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KTF로 떠난 양희승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특히 양희승처럼 외곽포를 터뜨릴 슈터가 없다는 게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황진원·은희석의 슈팅력은 전문 슈터와는 거리가 있다. 양희종도 외곽슛을 아직 다듬어야 한다. 빠른 속공 전개와 챈들러를 제외하면 확실한 공격루트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하나 문제점은 높이다. 외국인 센터 커밍스의 보드 장악력이 처지기 때문이다. 공수전환이 빠르고 허슬 플레이가 좋지만 정통센터가 아니라 골밑 몸싸움이 약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현호·윤영필·김태완 등 토종 빅맨이 KT&G에 비교적 많다는 점이다. ▲ 양희종 KT&G가 그저 그런 중위권 팀으로 남을지, 아니면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이 선수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신인 양희종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KT&G에 지명됐지만, 1순위 지명감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대학생 신분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된 양희종은 지난 8월에 있었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한국농구의 미래임을 입증했다. KT&G에서도 양희종은 ‘희망봉’이다. 유도훈 감독이 원하는 부지런하고 조직적인 농구를 실행할 수 있는 양희종은 이미 수비력 하나는 톱클래스 수준이며 농구센스도 좋다. 허슬 플레이에서도 단연 두드러진다. 다만 외곽슛이 부족하고 공격기술이 떨어진다는 것이 흠인 데 얼마나 보완하느냐가 올 시즌 KT&G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 전망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날 턱걸이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G는 올 시즌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우승후보로는 거리가 있지만 6강의 한 귀퉁이 차지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 특히 탄탄한 수비와 빠른 공수전환은 최근 프로농구 성공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만큼 외국인선수들의 활약만 뒷받침된다면 기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 실질적인 데뷔 시즌을 맞이하는 유도훈 감독의 지도력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양희종-유도훈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