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플레이오프 MVP로 두산의 '연습생 신화' 이종욱(27)이 선정됐다. 이종욱은 한화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경기에 모두 1번 타자로 선발출장해 11타수 6안타, 타율 5할4푼5리·3타점·7득점·2도루로 맹활약하며 톱타자로서 공격첨병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포스트시즌 참가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처음인 이종욱은 처녀 출전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두산의 플레이오프 3전 전승에 앞장섰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123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6위)·147안타(3위)·84득점(2위)·47도루(2위)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이종욱은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기대대로 활약했다. 1차전에서 결승득점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로 성공적인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이종욱은 2차전에서도 1회말 솔로 홈런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대전으로 옮긴 3차전에서도 이종욱의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줄 몰랐다. 4타수 3안타 2득점에 희생플라이로 1타점까지 기록하는 만점 활약으로 최종 3차전의 대미를 완벽하게 장식했다. 이종욱의 활약은 비단 기록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타석에 바짝 들어서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심리전에도 강한 면모를 보였고, 출루할 때마다 특유의 리드 폭으로 한화 배터리를 괴롭혔다. 2차전에서는 빈볼시비가 일어나자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승부근성을 보이며 동료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기도 했다. 타격과 주루뿐만 아니라 중견수로서 폭넓은 외야수비로도 보이지 않게 팀에 공헌했다. 공수주 삼박자에 걸친 전방위 활약은 두산이 한화를 상대로 공수주에서 완벽하게 압도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플레이오프 MVP로 이종욱이 당연하게 선정된 이유. 2년 전 이맘때 현대에서 방출돼 오갈데 없는 신세였던 무명선수가 가을잔치의 주인공이 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