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무기력한 3연패. 한화 패배의 중심에는 포수 신경현(32)이 있었다. 한화에게 이번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는 두산의 ‘육상부’를 얼마나 잘 저지하느냐가 관건 중 하나였다. 두산에는 이종욱·고영민·민병헌이라는 ‘막강 30도루 트리오’가 있었고, 이들의 출루는 언제나 상대팀의 신경계를 자극시키는 암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한화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만큼은 두산의 육상부를 저지할 자신이 있었다. 올 시즌 주전포수 중 도루저지율에서 2위(0.374)에 오른 신경현이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두산 육상부의 완승, 신경현의 완패였다.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두산은 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종욱과 김현수가 2번씩 성공했고, 고영민·민병헌·전상렬이 한 번씩 베이스를 훔쳤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루 실패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도루성공률 100.0%.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있던 신경현은 단 한 명의 주자도 저지하지 못했다. 공짜로 베이스를 넘겨준 것이 7차례였으니 팀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도루저지 못지않게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화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폭투를 3개나 기록했다. 애석하게도 3차례 모두 득점과 연결되는 치명적인 폭투로 신경현이 제대로 블로킹을 해내지 못한 탓이 컸다. 1차전 1회말 안경현의 타석 때 나온 폭투는 3루 주자 이종욱의 득점으로 그대로 결승점이 됐고, 2차전 4회말 최준석의 삼진과 함께 나온 폭투는 2루 주자 고영민과 1루 주자 김동주까지 홈으로 불러들이는 최악의 플레이가 되고 말았다. 2경기 연속 폭투로 결승점을 내줬기에 더욱 뼈아팠다. 마지막이 된 3차전에서도 7회초 홍성흔 타석에서 폭투로 쐐기점을 헌납해 팬들에게 뼈아픔을 넘어 허망함을 남겼다. 한화 김인식 감독도 신경현의 플레이에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3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투수와 함께 포수가 부진했다. 2차전도 폭투 때 (김)동주까지 홈에 들어와 진 것이다. 홈으로 악송구를 던진 신경현의 탓이 컸다. 원바운드로 볼을 던지면 되겠나”며 “(신경현은) 볼이 오면 눈을 감는 것 같다. 블로킹할 때에도 피하다가 더 많이 맞는다. 꼭 고쳐야 할 부분이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도 신경현의 플레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이는 팀 패배로 직결됐다. 또한,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두산에 무려 23점을 헌납한 것도 주전포수로서 투수리드를 펼치는 신경현의 책임이 없지 않다. 올해로 3번째로 나선 포스트시즌이지만 신경현에게는 가을잔치가 아닌 가을악몽이 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