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전문배우로 유명한 손병호가 탄탄하고 개성 강한 연기를 발판으로 제 2의 전성기를 활짝 열고 있다. 한국 영화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된 와중에도 혼자서는 연신 '바쁘다 바뻐'를 외칠 정도다. 2007년 한 해에만 그가 주 조연급으로 출연한 영화는 모두 5편. 웬만한 톱스타들도 제작사들의 출연 제의에 목말라하는 요즘 상황에서는 보통 호황이 아닌 셈이다. 코미디 '흡혈형사 나도열 2'로 올해 첫 포문을 연 그는 '화려한 휴가'(정 선생 역)으로 한 여름 대박 흥행을 기록한데 이어 '바르게 살자' 개봉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장진 각본에 정재영과 함게 주연을 맡은 이번 영화에서 영화 속에서 늘 그를 잡으려고 쫓아다녔던 경찰서장으로 출연한 게 아이러니다. '바르게 살자' 홍보 행사에 참여할 짬도 없이 가을에는 김명민 손예진 등과 출연한 '무방비 도시'의 부산 촬영으로 분주한 나날이다. 또 한편 출연작은 코미디 '버텨라 구창식'이다. 영화 스케쥴이 빡빡하게 들어찬 가운데 TV 드라마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MBC 특별기획 '하얀 거탑'의 인권 변호사 김훈 역이다. 그는 악역전문으로 굳어져가던 자신의 이미지를 김 변호사 역으로 시원하게 씻어버렸다. '야수' '흡혈형사 나도열' '목포는 항구다' 등 악역을 연기할 땐 관객들의 양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었던 손병호지만 막상 웃기자고 들면 배꼽을 붙잡게 만들고 정의의 편에 서서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다. 영화감독들이 애타게 그를 찾는 이유가 바로 이같은 팔색조 연기력이다. 실제 성격은 사교성이 좋아서 남을 잘 웃기고 본인도 잘 웃는 활달한 성격이다. 주위에 그를 따르는 영화계 동료, 후배들이 늘 줄을 잇는다. mcgwire@osen.co.kr 영화 '바르게 살자' 스틸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