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KS행에는 '고참의 역할'도 한 몫
OSEN 기자
발행 2007.10.18 10: 43

고참의 역할은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두산이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고참들이 제 몫을 해줬기 때문. 성적만 놓고 보자면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 승리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게 격려해준 고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이종욱(27)은 "선배들이 마음 편하게 하라고 격려해줘서 잘 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보이지 않게 팀을 이끈 두산 고참들의 내조(?)가 힘을 발휘한 셈. 안경현(37)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는 단연 빛났다. 안경현은 지난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3회 신경현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낸 뒤 리오스에게 송구해 아웃시켰다. 이어 4회 무사 1,3루 실점 위기에서도 크루즈의 1루수 앞 땅볼을 잡아 홈으로 던져 3루 주자 고동진을 잡아냈다. 안경현의 관록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장원진(38)도 대타로 나서 안타를 뽑아내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를 과시했다. 이경필(33)은 이번 플레이오프에 단 한 번도 출장하지 않았으나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후배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17일 3차전에서 승리한 뒤 "수훈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고참들이 경기에 못 나가도 후배들을 편하게 리드해줘 잘 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두산 팀 분위기는 내가 특출나서가 아니라 1982년 창단 때부터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년 만에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두산 고참들이 팀이 가을 잔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은 활약을 펼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what@osen.co.kr 안경현이 지난 17일 3차전 직후 임태훈-채상병 배터리를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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