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의 대망, '문제적' 3인방에 달렸다.
돌이켜 보면 지난 17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은 두산의 한국시리즈(KS) 운용 전략을 가름할 분수령이었다. 일단 이 경기를 선발 김명제가 책임지고 끝냈기에 두산은 22일부터 시작하는 KS 1차전에 제1선발 리오스를 아무 부담없이 내놓을 수 있게 됐다.
만약 3차전을 내줬더라면 리오스가 18일 4차전 선발로 내정돼 있었는데 이 경우 리오스는 3일 쉬고 한국시리즈 1차전 등판이란 체력적 부담을 안을 수도 있었다. 이에 따라 리오스는 기본적으로 KS 1,4,7차전 선발로 유력시된다. 다승-평균자책점 2관왕 투수인 리오스는 22승 중 SK 상대로 4승(1패)을 거뒀다. 1-0 완봉승이 두 번이나 됐고, 35이닝 연속 무자책 기록 중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두산과의 최종 3연전 도중 리오스의 투구폼을 문제 삼았는데 그 만큼 공포스럽게 여긴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 감독이나 SK 타자들이 한국시리즈에서도 리오스의 투구폼을 지적하는 심리전을 불사할지, 이에 리오스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비중있는 변수다.
두산은 PO 3차전에서 리오스를 아꼈지만 불의의 손실을 입기도 했는데 유격수 이대수의 무릎 부상이 그것이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이대수는 '인대 손상'으로 밝혀져 한국시리즈 정상 출장이 미묘하다. 두산은 경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태도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원래 SK 출신인 이대수는 지난 5월초 나주환과 맞트레이드돼 두산으로 옮겼는데 공교롭게도 이후 두산은 꼴찌에서 6월 1위까지 점프하는 급상승 모멘텀을 받았다. 특히 이대수는 친정팀 SK를 수 차례 뼈아프게 만들었는데 1위 다툼이 치열하던 6월 중순 맞대결서 2경기 연속 결승타를 쳤고, 7월 전반기 최종전에선 SK 에이스 레이번을 무너뜨리는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 다음 타석에서 이대수가 투구에 맞은 것이 SK와 두산의 관계가 냉각되는 단초가 됐다.
여기에 PO 3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깜짝 발표를 하나 했다. 좌완 이혜천의 KS 엔트리 등록이었다. 두산은 병역을 마치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훈련하던 이혜천을 호출해 SK의 좌타선을 전담시킬 계획이다. 금민철밖에 없던 좌완에 이혜천이 가세했는데 이 모험수가 어떻게 작용할지도 변수다. 이혜천은 18일 잠실구장에서 80구 정도의 불펜피칭을 가졌는데 공을 받은 포수 채상병은 "괜찮았다"라고 OK 평가를 내렸다.
두산은 PO 직후 휴식을 취하는 대신 19일까지 훈련을 하는 스케줄이다. 이후 20일 하루만 쉬고, 21일 최종 훈련을 마친 직후 인천에 입성해 22일부터 개막하는 KS 1차전을 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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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스-이대수-이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