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선수-코치-감독으로서 우승을 맛볼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김경문 감독이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도전에 나선다. 공주고-고려대를 거쳐 지난 1982년 프로야구 탄생과 더불어 두산의 전신인 OB에 입단한 김 감독은 그 해 소속 팀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4승 1무 1패로 승리, 신인 첫 해 우승 반지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최종전서 김유동이 삼성 좌완 이선희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뽑아내며 승리를 자축한 것은 유명하다. 2001년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혈투 끝에 정상에 오를 때 김 감독의 보직은 배터리코치. 2004년 두산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은 이듬해인 2005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삼성에 4연패 당하며 맥없이 물러났다. 당시 김 감독은 "당시 우리가 잘 하는 줄 알았다. 삼성에 4연패 당하고 나니 초라하게 느껴지더라"고 회고했다. 페넌트레이스 2위에 직행한 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으로 가볍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김 감독은 이번 만큼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각오. '물 만난 고기'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다니엘 리오스(35)와 맷 랜들(30)도 건재하고 이종욱(27)-고영민(23)-민병헌(20) 등 발빠른 타자들은 상대 배터리의 경계 대상 1호. 4번 김동주(31)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붙박이 유격수 이대수(26)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결코 우승컵을 놓치지 않겠다는 태세. 김경문 두산 감독이 선수-코치-감독으로서 우승을 모두 맛보는 첫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