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유나 당첨' GS칼텍스, V리그 판도 흔든다
OSEN 기자
발행 2007.10.20 10: 14

꼴찌의 반란은 배구판에서도 이뤄진다. 최하위를 맴돌며 '만년 하위팀'의 이미지를 좀처럼 탈피하지 못했던 여자배구 GS칼텍스가 이젠 전체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12월 개막될 2007-2008시즌 V리그 전초전 형태로 열려 지난 7일 막을 내린 KOVO(한국배구연맹)컵 대회에서 GS칼텍스는 놀랍게도 결승 상대이자 함께 돌풍을 일으킨 KT&G를 3-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 99년까지 LG정유라는 팀 명으로 여자배구 슈퍼리그를 9연패한 뒤 무려 8년 만에 다시 맛본 우승의 감격이었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국내 여자배구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GS칼텍스는 2000년대 들어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고, 2005-2006시즌 V리그 최하위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전체 4위에 그쳤다. 그리고 2007년 다시 급부상. 이토록 놀라운 GS칼텍스의 성장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이뤄진 시의적절한 전력 보강이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실망을 딛고, 프리시즌 중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최대어 세터 이숙자와 센터 정대영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9일 신천동 교통회관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선 '운'까지 따라줬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고교 졸업반 선수 중 최대어인 거포 배유나(18)를 영입했다. 당초 배유나는 지난 시즌 꼴찌를 차지해 신인 지명 우선권 50퍼센트의 확률을 받은 KT&G에 안착할 확률이 높았으나 하늘은 GS칼텍스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권 지명 확률이 35%였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절반의 확률인 KT&G에 신인 1순위 지명권이 가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1순위 지명권은 의외로 GS칼텍스에 돌아왔고, 망설임 없이 배유나를 지목했다. 이희완 감독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배)유나를 데려온 게 꼭 우승한 느낌"이라고 기쁨을 에둘러 표현했다. 또 "우리처럼 전력이 안정된 구단도 없다"고 자신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전력을 구축한 GS칼텍스. 안정감있는 선수 구성과 함께 운까지 따라주는 모습에서 명가 재건의 꿈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yoshike3@osen.co.kr 지난 7일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 KOVO컵 결승전서 GS칼텍스의 센터 정대영이 KT&G의 김세영의 블로킹을 피해 공격하는 장면=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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