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 농구 대명사' 동부, 스피드업!
OSEN 기자
발행 2007.10.20 11: 39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공 농구의 대명사’ 원주 동부의 스피드가 빨라졌다. 동부는 지난 1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스피드를 앞세워 83-74로 승리를 따냈다. 3쿼터까지 KCC를 43점으로 묶은 특유의 수비 조직력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9개라는 속공 숫자도 눈에 띄었다. 특히 3쿼터 중반 3연속 속공 성공은 KCC의 기를 완전히 꺾고 승기를 잡는 결정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시즌 동부는 경기당 평균 속공이 3.85개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2004-05시즌 통합우승을 끝으로 주전 포인트가드 신기성이 부산 KTF로 이적한 후 확실한 사령관을 구하지 못한 동부는 김주성의 높이를 앞세운 수세적인 수비농구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신기성이 있을 때만 하더라도 동부 역시 스피드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 팀이었다. ‘달리는 빅맨’ 김주성의 존재는 속공에서도 굉장히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신기성이 떠난 후 동부는 철저한 세트오펜스와 지공으로 높이를 살리는 데만 집중했다. 속공을 전개하고 지휘할 만한 포인트가드의 부재로 속공을 펼칠 여건이 되지 않은 탓이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동부는 서울 삼성에서 FA로 풀린 베테랑 포인트가드 이세범을 데려왔지만 그 역시 빠른 속공보다는 정지된 상태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타입이었다. 신기성이 있을 때처럼 수비의 성공과 함께 치고 나가는 트랜지션 농구를 하고 싶었던 전창진 감독으로서도 답답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4라운드 중반 KCC와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파이팅 넘치는 포인트가드 표명일을 데려오면서 조금씩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동부는 표명일이 가세한 이후 24경기에서 평균 5.13개의 속공을 성공시켰다. 표명일 가세 이후로만 따지면 속공은 10개 구단 중 3번째였다. 19일 경기서 동부가 기록한 9개 속공 중 6개가 역시 표명일에게서 비롯됐다. 2개는 표명일의 득점으로 마무리됐고, 나머지 4개는 어시스트로 이어졌다. 김주성과 레지 오코사의 적극적인 속공 가담 및 마무리도 표명일의 재빠른 전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주성도 속공으로 3차례나 득점했으며 오코사의 속공 덩크를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물론 개막전에서 KCC의 경기력이 엉망이었던 것도 동부의 속공 증가에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KCC는 3쿼터까지 공수 양면에서 총체적 난국을 보이며 우왕좌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표명일의 공격적인 속공전개와 김주성·오코사·강대협 등의 적극적인 속공 가담은 지공농구로 대변되던 동부의 이미지를 바꿔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속공에 이은 드라이브인슛을 시도하는 김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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