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남, '승부처에서 빛난' 용병술
OSEN 기자
발행 2007.10.21 09: 03

포항 스틸러스와 경남FC의 맞대결. 비록 승리는 포항에 돌아갔지만 양 사령탑의 용병술은 모두 빛을 발했다. 지난 20일 오후 7시 창원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 프로연맹이 지난주 특별히 마련한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부터 뜨거운 설전을 벌인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과 경남의 박항서 감독의 지략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들어맞았다.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친 두 사령탑은 후반들어 선수 교체와 함께 승부수를 띄웠다. 먼저 성공을 맛본 쪽은 파리아스 감독이었다. 파리아스 감독은 후반 22분 다소 지쳐있던 조네스를 빼고, 이광재를 투입했다. 그리고 1분 뒤 상대 골키퍼 이정래이 볼을 잡았다가 놓치는 실책을 틈타 가볍게 밀어넣어 선제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경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26분 박항서 감독은 아껴뒀던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까보레의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최강 도우미' 뽀뽀를 투입한 것. 뽀뽀는 박항서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0-1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41분경, 날카로운 왼쪽 크로스를 띄웠고 이를 까보레가 헤딩골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갈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파리아스 감독은 "(뽀뽀를 뒤늦게 투입한 것은)이해하지 못할 부분이었다"고 했지만 빡빡한 리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친 선수를 배려한 박항서 감독의 당연한 결정이었다. 이날 경기를 본부석에서 관전한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은 "용병의 체력을 고려했기 때문에 박항서 감독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린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엇갈렸단 것을 감안할 때 선수 교체로 득점에 성공한 파리아스 감독이나 박항서 감독 모두 용병술에선 성공한 셈. 쌀쌀한 바람이 몰아친 창원벌을 후끈하게 달아오르게 한 것은 다름아닌 두 사령탑의 탁월한 지략이었다. yoshike3@osen.co.kr 박항서-파리아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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