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나를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신 영원한 팬. 안타깝게도 지금은 곁에 없지만 하늘나라에서 지켜봐주실 것이라 굳게 믿고 마운드에 오른다. 주인공은 올 시즌 아버지를 여읜 채병룡(25, SK 투수)과 이승학(28, 두산 투수). 채병룡과 이승학은 팀의 한국시리즈 정상을 이끈 뒤 아버지께 우승 반지를 선사할 각오다. 채병룡은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막내 아들. 자신을 그토록 애지중지하시던 아버지는 지난 7월말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삼우제도 지내지 못하고 팀에 복귀한 채병룡은 지난 달 12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10승 고지에 올랐다. 지난 2001년 프로무대에 뛰어든 뒤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채병룡은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1승 8패(방어율 2.84)를 거두며 '외국인 원투 펀치' 케니 레이번(33)-마이클 로마노(35)와 함께 선발 삼각편대를 이룬 채병룡은 반드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태세다. 지난 4월 해외파 특별 지명 선수로 국내 무대에 돌아온 이승학은 한 달 뒤 아버지와 뜻하지 않게 이별해야 했다. 머나먼 타국에서 피우지 못한 성공의 꽃을 국내 무대에서나마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 기회를 잃어 버린 셈. 이승학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3경기에 등판, 7승 1패(방어율 2.17)로 안정된 구위를 자랑했다. 이번 가을 잔치에서 효심투를 발휘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몫 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을 잔치의 주인공을 노리는 채병룡과 이승학이 아버지 영전에 우승 반지를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what@osen.co.kr 채병룡-이승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