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인 영화나 드라마 등 연기 활동은 뜸하다. 심할 경우 3~4년씩 출연작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그 얼굴은 어디선가 늘 나타나다. 잡지나 신문, 극장과 TV 속 CF를 통해서다. 이른바 CF 스타들이다. CF 스타의 유형도 여러가지다. 이 것 저 것 잡다한 CF까지 돈 되는 건 다 찍는 염치불구파가 있는 가 하면, 자신의 이미지를 고려해 대기업 이미지 광고 등 큰 것 몇 개만 전속으로 잡고 가는 실속추구파도 있다. 특별히 ‘밀양’으로 올해 프랑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처럼 본업에 충실하다 보니 CF를 멀리하는 양심파도 소수 존재한다. 왜 스타들은 CF를 놓지 못할까. 역시 돈 때문이다. 작품 활동이 뜸하냐는 질문에 “몇 작품 계속 찍느라 무리했다. 좀 쉬고 싶다”던 스타들도 CF 출연은 계속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영화, 드라마 출연료보다 CF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훨씬 많다. 시간과 공은 상대적으로 적게 들이고서 거금을 만질 수 있는 노다지 금광으로 CF를 대하다 보니 본업과 부업이 역전되는 케이스다. 설사 본인이 원치 않더라도 소속 매니지먼트사를 위해 CF 출연을 쉴 수 없는 이유도 있다. 현재 스타를 보유한 국내 매니저먼트사의 90%는 적자 운영에 허덕이는 중이다.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이나 전속금을 주고 스타를 데려오지만 수입원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계약상 소속 스타가 영화, 드라마 출연 없이 쉬고 있더라도 고정 비용은 계속 들어간다. 로드 매니저와 관리 매니저, 코디 등은 기본이고 특급 스타의 경우 데리고 다니는 인원만 10여명 선으로 불어난다. 연예인 차로 불리는 스타크래프트 밴 등 차량 유지 및 운영비만 해도 스타 1인당 월 수백만원이 후다닥 허공으로 날아간다. 그래서 괜찮은 시나리오나 출연 제의가 없는 때라도 스타 소속사들은 CF 출연에 목을 맨다. 적자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그러나 바로 이 문제로 해서 이미지 관리를 원하는 스타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 때로는 수익 분배로 법정 소송까지 벌이는 실정이다. 지난해 까지만해도 대형 매니저먼트사들은 소속 스타의 지명도를 앞세워 증권시장 우회상장 등의 방법으로 수익을 보전하거나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스타 마케팅의 허실이 드러나면서 요즘은 이 마저 쉽지 않다. 스타들이 비난을 감수하면서 까지 본업을 쉬는 와중에도 CF로 자꾸 몰리는 속사정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