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까지 가지 않겠는가?".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1일 인천 문학구장 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은 밝았고 여유로웠다. 동석한 1루수 이호준을 두고, 사진 기자단을 향해 "이 쪽 사진 잘 찍어줘. 한국시리즈 (예비) MVP이니까"라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호준은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넉살을 부렸다. 이어 김 감독은 김경문 두산 감독이 홍성흔과 함께 등장하자 "2시 넘었다. 선배를 기다리게 해"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사실은 김경문 감독 일행은 20여 분 전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다). 최고 관심사인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김성근 감독은 레이번을, 김경문 감독은 리오스를 예고한 뒤 출사표를 밝혔다. 그러나 위트와 웃음이 오갔지만 미디어 데이치곤 드물게 서로 날이 선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다음은 김성근 감독의 일문일답.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출사표를 말해 달라. ▲너무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 하루 하루가 지루했다. 큰 무대에서 다시 야구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한국시리즈는 두 번째이고, SK도 두 번째로 아는데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 두산이 기세도 세고, 좋은 팀이라 7차전까지 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 매 경기 익사이팅한 경기가 이어질 것 같다. 실수하는 팀이 떨어지니까 최대한 줄이면 우리에게 승기가 있을 것이다. 시즌 전에 유람선을 타고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했다. 시즌 끝나고 팬들과 즐겁게 다시 배를 탈 수 있도록 우승을 꼭 하겠다. -전문가들 평가가 두산의 우세를 점치는데. ▲(팔짱을 끼며) 여태까지 전문가들 얘기 중 맞은 것 있나(좌중 웃음). 그렇게 신경 안 쓰고 있다. 두산과의 최종 3연전은 서로 총력전이었는데 우리가 2승 1패로 넘어왔다. 경기 감각이 문제인데 7차전까지 있으니까 첫 경기 놓쳐도 준비 과정이라 본다. 그렇게 걱정스럽게 여기지 않는다(김경문 감독은 "예상은 예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리오스의 투구폼을 또 문제 제기할 것인가. ▲플레이오프 때 보니까 한 번 그랬고 나머지는 괜찮았다. 1차전 때 고동진이 타임 불렀을 때 몸쪽에 던졌는데 그런 건 좀 껄끄럽지 않느냐 봤다. 어긋난 부분이 있으면 어필할 것이고, 없으면 매끄럽게 야구할 것이다(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어필이 없으면 최고로 좋겠지만 만약 나오면 우리도 상대 투수 쪽에 어필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타자 박재홍도 지적할 수도 있다. 실력 대 실력만 생각하지 어필은 생각 안 한다"라고 말해 분위기가 일순 냉각되기도 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