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지만 씁쓸했던’ 울산벌, 마무리가 아쉬웠다
OSEN 기자
발행 2007.10.21 17: 0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못잖은 열기였다. 울산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지만 조금은 아쉬움도 남았다. 21일 오후 3시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두 번째 경기서 ‘전통의 명가’ 울산 현대와 ‘원조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이 격돌했다. 반드시 승자를 갈라야 했던 이날. 양 팀의 명암은 엇갈렸지만 축구팬들에게는 최고의 축제였다. 바로 전날까지 몰아치던 칼바람은 온 데 간 데 없이 따스한 기운이 경기장을 감쌌다. 초록 필드에서의 치열한 다툼만큼 스탠드에선 뜨거운 장외 응원전이 펼쳐져 마치 유럽축구를 보는 것과 같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홈팀 울산의 서포터스 클럽 ‘처용전사’는 북과 각종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함성과 구호를 외치며 휴일을 맞아 가족 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울산 시민들의 자발적인 응원을 유도했다. 이번 승부는 비단 울산만의 축구 축제는 아니었다. 한때 국내 최고의 팬 열기를 자랑했던 대전 서포터스들도 원정 경기임에도 대거 운집, 수많은 깃발을 흔들며 “시티즌”을 연호했다. 대전 선수단과 울산 원정에 동행한 서포터스는 무려 1000여 명. 버스 15대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는 후문이다. 양홍규 대전 정무부시장을 포함한 대전시 공무원들도 팬들과 함께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경기가 막판으로 치닫던 후반 40분경. 대전이 0-2로 뒤지며 패색이 짙어지자 흥분한 일부 서포터스가 물병과 깃발 등 오물을 투척한 것. 양팀 선수들이 관중들을 진정시키고 자제할 것을 거듭 요청하는 바람에 금세 진정됐지만 그간 최선을 다해 7개월의 대장정을 벌인 대전의 모습의 마지막으로는 씁쓸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 골키퍼 김영광이 부적절하게 대응, 사태가 수습된 뒤 퇴장 명령을 받기도 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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