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람인데 힘들지 않겠습니까?". 지난 21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안양 KT&G와 경기서 팀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끈 전주 KCC의 서장훈(33)은 덤덤한 얼굴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서장훈은 선발 출전해 37분 동안 경기에 나서 18득점을 올리고 어시스트도 팀에서 가장 많은 7개를 기록하며 팀에 92-79 승리를 선사했다. 이날 서장훈은 시즌 첫 경기였던 19일 원주 동부와의 홈 개막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분을 삭히는 모습으로 서장훈은 "첫 경기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후 언론에서 좋지 않은 기사들을 보았다"며 "매번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검색해 본다.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시즌 54경기를 하면서 1경기 못했다고 그렇게 욕먹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며 "물론 서장훈이기 때문에 그런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동부전서 서장훈은 자유투로만 2점을 올렸을 뿐 야투 6개는 모두 빗나가는 등 어려운 경기를 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KCC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장훈은 "처음 농구공을 잡고 경기에 나섰을 때 보다 더 부담이 됐다"면서 "주위의 격려도 상당한 부담이 됐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많은 논란 속에 KCC로 팀을 옮긴 서장훈은 첫 경기 패배로 인해 상당히 마음고생을 한 모습이었다. 하루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는 말을 수 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직접화법을 통해 불만을 터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와 함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처럼 조용하게 혼자 이겨내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관록과 함께 혼자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이번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기대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