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볼' 김경문, 이제는 '스몰볼'로 변신(?)
OSEN 기자
발행 2007.10.22 08: 42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상대가 ‘빅볼’이면 ‘빅볼’로 대응하고 ‘스몰볼’로 나오면 ‘스몰볼’로 대처한다. ‘뚝심야구’를 보여주며 감독생활 4년 중 2번째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김경문(49)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포스트시즌은 팬들을 위한 것이다. 재미있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밝힌 대로 김인식 감독의 한화에 맞서 ‘빅볼’로 승부했다. 강공을 즐기는 김인식 감독처럼 한화전에서는 힘으로 맞붙었다. 보내기번트를 대는 대신 찬스에서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3연승의 완승을 거두며 가볍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물론 번트 대신 발 빠른 주자들의 잇단 도루 성공으로 번트를 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SK 와이번스와 대결을 벌이는 한국시리즈에서는 ‘작전야구’로 맞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전서 승리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번트를 대야 하는 찬스에서 강공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렇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SK전서는 지금처럼 한다고 말 못하겠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번트를 댈 상황이 되면 댈 것이다. SK는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를 하고 박경완이라는 좋은 포수가 있다”고 밝혔다. 즉 한국시리즈는 플레이오프와는 다른 경기 운영을 펼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그 이유로 SK의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와 안방마님 박경완의 존재를 들었다. 이 2가지 이유로 인해 번트를 대야 할 상황이 되면 대겠다는 것이다. 원래는 번트 보다는 강공을 즐기는 스타일이지만 SK전 만큼은 이기기 위해서는 ‘스몰볼’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박경완이 버티고 있어 다른 팀과 대결할 때처럼 도루를 많이 시도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박경완은 올해 두산을 상대로 27차례 도루 시도에서 9개를 잡아내 도루 저지율이 0.333에 달했다. 박경완은 시즌 도루저지율도 0.376도 8개구단 포수 중 최고를 마크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SK전서 ‘스몰볼’을 예고하는 것은 박경완도 박경완이지만 김성근 감독과의 ‘맞불작전’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잔수에 밝은 김성근 감독이 강온 전략을 구사할 것이 확실하므로 김경문 감독도 이에 맞서 ‘작전야구’로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사실 올 시즌 두산은 SK전서 SK보다도 희생번트를 더 많이 댔다. 11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9개의 SK에 앞섰다. 그 만큼 SK전서는 신중을 기했다는 증거이다. 그 결과 시즌 성적에서 10승 8패로 앞섰다. 2007 한국시리즈는 김경문 감독의 강공과 작전을 적절히 섞어 운용하는 '카멜레온 야구‘도 팬들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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