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보스턴 레드삭스가 벼랑 끝에서 극적인 3연승을 거두며 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극복한 뒤 3년 만이다. 보스턴은 22일(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7회말 더스틴 페드로이아의 쐐기 투런포에 힘입어 11-2로 완승했다. 1승3패로 막판에 몰린 뒤 내리 3경기를 승리한 보스턴은 내셔널리그 챔피언 콜로라도 로키스와 오는 25일부터 대망의 월드시리즈를 치른다. 승부는 막판에 갈렸다. 드라마에는 영웅과 역적이 존재한다. 페드로이아가 '영웅'이라면 '역적'은 케이시 블레이크였다. 보스턴이 3-2로 쫓긴 7회초. 클리블랜드는 반격을 시작했다. 1사 후 케니 로프턴이 보스턴 유격수 훌리오 루고의 실책으로 2루에 진출한 뒤 프랭클린 구티에레스의 3루 베이스를 넘어가는 단타 때 3루까지 진출해 1사 1,3루.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날 2타수 2안타로 타격감이 치솟은 블레이크는 흔들리던 오카지마 히데키의 초구를 무리하게 잡아당겨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클리블랜드의 불운은 보스턴의 행운이었다. 이 패턴은 공수가 바귄 7회말에도 이어졌다. 선두 제이코비 엘스베리가 친 타구는 평범한 3루땅볼. 그러나 '병살타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클리블랜드 3루수 블레이크는 바운드 된 공을 잡지 못해 뒤로 빠뜨렸고, 상황은 무사 2루로 변했다. 다음 타자 루고는 당연히 희생번트를 대 1사 3루. 우타석에 들어선 페드로이아는 라파엘 베탄코트의 2구째를 기다렸다는 듯이 통타해 그린몬스터를 훌쩍 넘기는 쐐기 투런포를 작렬했다.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가르는 장쾌한 한 방이었다. 전날 승리로 시리즈 타이를 이룬 보스턴은 초반부터 넘치는 사기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1회 매니 라미레스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 2회 무사 1,3루에서는 루고의 병살타, 3회에는 마이크 로웰의 희생플라이로 1점씩 추가해 3-0으로 앞섰다. 클리블랜드는 4회 1점을 내며 반격의 여지를 살렸다. 2사 2루에서 라이언 가코가 그린몬스터를 직접 맞히는 2루타로 타점을 올린 것. 5회에는 그래디 사이즈모어의 희생플라이로 1점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악몽의 7회'를 버티지 못한 클리블랜드는 힘없이 무너졌고, 보스턴은 8회 거대한 댐이 터진 듯 무차별 안타 세레로 6점을 추가해 '대역전 드라마'를 완결했다. 보스턴 선발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며 6피안타 2실점으로 체면치례했다. 마스자카와 오카지마에 이어 8회 무사 1,2루서 등판한 특급 마무리 조내선 파펠본은 마지막 2이닝을 위력적으로 틀어막아 승리의 수호신이 됐다. 경기 전 터진 폴 버드의 성장 호르몬 복용 시인으로 초상집이 된 클리블랜드는 경기 중반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았으나 7회 블레이크의 공수에 걸친 '실책'으로 10년만의 폴클래식 진출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workhorse@osen.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