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그러나 자신있다”. K리그 ‘전통의 명가’ 울산 현대의 ‘덕장’ 김정남 감독(64)이 포항 스틸러스와 준플레이오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2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 감독은 이번 주말(28일)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포항과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준 플레이오프전 승리를 다짐했다. 대전 시티즌과 6강전(21일, 2-0 승)을 마친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듯 다소 피곤한 표정의 김 감독은 “선수단 전체의 컨디션이 대단히 좋은 데다 팀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포항과 3차례 격돌해 1승1무1패의 호각세를 보였지만 당시에는 염기훈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었고, 이상호와 오장은도 올림픽대표팀 차출 등으로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베스트를 갖춘 이번이야말로 진검승부를 가릴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 “부상, 대표팀 차출 등으로 엔트리서 빠져있던 다수 선수가 돌아오면서 울산은 훨씬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게 됐다. 이번 한 주간 철저히 준비해 그때와는 전혀 다른 팀을 보여주겠다”. 김 감독은 울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적절한 신구조화와 함께 강한 응집력,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고른 팀 플레이를 꼽았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K리그 무대를 제패했던 지난 2005시즌과는 상반되는 주장. “올 시즌 후반기를 준비할 때만 해도 이천수가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은 김 감독은 “그러나 위기 속에서 우성용 등 고참들이 열심히 해줬고, 특정 선수에게 볼이 편중되지 않는 대신 팀 플레이가 살아나며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김 감독이 포항을 쉬운 상대로 여기는 것은 아니었다. “리그가 아닌 녹다운 토너먼트로 열릴 플레이오프에선 어느 팀도 쉽지 않다”고 밝힌 김 감독은 “포항은 고른 전력을 구축했고, 밸런스 또한 잘 이뤄진 훌륭한 팀”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양 팀의 차이로 전술적 운용을 예로 들었다. 포항은 주로 3-5-2 포메이션을 가동하지만 맨투맨 수비형태를 취하고 있고, 공격은 따바레즈를 중심으로 조네스와 슈벵크 투톱이 사실상 주도한다면서 여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번 포항전이 지난 주말 끝난 대전과의 경기보다 덜 부담스럽다는 뜻을 에둘러 설명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대전에 대해 김 감독은 데닐손 슈바 브라질리아로 이어지는 용병 3인방과 고종수라는 최고의 플레이메이커가 있어 껄끄러울 수 밖에 없었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피했지만 경남과 함께 대전은 가장 경계해야 할 팀이었다.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특히 대전의 공격력이 매서웠기 때문에 아무래도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포항전 대비책으로 ‘전체 틀의 변화’를 꼽았다. “수비부터 중원, 공격진까지 대전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다양한 공격 옵션들이 있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여러를 준비한 뒤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은 전술적 변화가 없거나 ‘역습’만을 노리는 팀이 아니다. 이천수가 있었다면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플레이를 시도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틀에 박힌 플레이가 아닌 다양한 공격 형태로 포항을 괴롭히겠다”. 한편 김 감독은 특급 측면 공격수 염기훈의 투입 여부에 대해선 “아직 제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완쾌된 상태가 아니다.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다만 45분 정도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포항전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약 염기훈이 공격진의 측면 요원으로 투입될 경우 김 감독이 앞서 밝힌대로 고정된 3-5-2 포메이션에서 스리톱으로의 변화도 가능해 포항 수비진에 혼란을 줄 수도 있는 상황. 그만큼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이어 김 감독은 “대전전을 앞두고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을 반복하자면 지금껏 우리가 해온 경기중 최상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