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 퇴장' 울산, "팬들이 선수도 생각해줬으면"
OSEN 기자
발행 2007.10.22 15: 55

"서포터스의 열정은 좋지만 선수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울산 현대 사령탑 김정남 감독(64)의 표정이 김영광과 관련한 얘기가 나오자 조금 안색이 변했다. 22일 오후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 감독은 "김영광의 퇴장은 당연했다. 그렇지만 서포터들도 진정 축구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선수 입장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울산의 주전 골키퍼 김영광은 지난 21일 열린 대전 시티즌과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홈경기 후반 40분 대전 서포터스와 마찰을 빚고 퇴장당했다. 사태는 이랬다. 고종수가 울산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서 태클에 걸려 쓰러진 게 페널티킥이 아닌 프리킥으로 선언되자 대전 서포터들이 물병 등 각종 오물을 집어던진 것. 자신의 뒤에서 오물이 쏟아지자 김영광은 물병 하나를 관중석을 향해 다시 던져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나서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룸에 들어선 김영광은 눈이 퉁퉁 부은 얼굴로 "많이 흥분했다. 대전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거듭 사죄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김영광은 이번 사태로 향후 최소 2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데다 프로연맹의 추가 징계도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서포터스의 열정과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사랑하는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선수 입장에선 대단히 불안하다. 물병이 날아들 때 어느 누가 욱하지 않을 수 있겠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또 김 감독은 "유럽처럼 관중과 선수가 하나 될 수 있는 문화가 빨리 정착돼야 한다"며 "이는 선수와 구단뿐 아니라 팬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도 김영광의 잘못이 더 크다고 확실한 태도를 취했다. 지난 21일 경기 후 인터뷰서도 "김영광을 대신해 사과한다"고 밝힌 김 감독은 "관중과 물의를 일으킨 김영광의 모습은 옳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yoshike3@osen.co.kr 지난 21일 울산 문수경기장서 대전 서포터들이 응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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