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해설도 메이저리그급…깔끔한 촌평과 식견 과시
OSEN 기자
발행 2007.10.22 20: 23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33)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세련된 해설 솜씨로 눈길을 모았다. 회색 양복차림으로 이날 중계를 맡은 KBS 중계석에 들어간 박찬호는 4회부터 5회까지 2이닝 동안 메이저리거다운 식견을 보여주며 깔끔한 말솜씨로 호소력 있는 해설을 보여주었다. 박찬호는 SK 케니 레이번과 두산 다니엘 리오스의 투구 평가를 했다. 박찬호는 "레이번은 1회는 흔들렸는데 공격적인 피칭으로 직구를 잘 구사하고 있다. 리오스는 인상적이다. 공격적이고 직구 위주의 볼배합으로 자신감이 많아 보인다. 양 투수 모두 포볼이 많지 않고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회초 무사 2루에서 안경현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잡은 SK 이진형의 수비를 칭찬했다. 박찬호는 "다이빙 캐치를 성공했을 때 순간적으로 WBC 대회의 명수비를 생각했다. 투수라면 굉장히 고맙다. 대량득점을 막고 간단하게 한 점으로 막을 수 있는 호수비였다"고 칭찬했다. 박찬호는 한국시리즈 관전 소감에 대해서 "야구 열기가 대단하다. 굉장히 재미있다. 한국시리즈는 어릴 때 꿈이었다. 가끔 볼 기회가 있는데 오늘은 아주 특별하게 와닿는다. 오늘 경기가 남다른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두 감독님 모두 각별한 분들이다. 어느 팀을 응원하기 보다는 명승부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경기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SK의 공백기간이 긴 것 같다. 타격감각이 떨어졌다. 두산은 주루플레이와 타격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두산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특히 위기상황에서는 대처법도 밝혔다. 그는 "우타자에게는 몸쪽 빠른 공을 던진다. 왼손타자이면 바깥쪽 체인지업이나 도망가는 변화구로 땅볼을 유도한다"며 "올해는 몸쪽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많이 던져 삼진을 잡았다"고 말했다. 두산 이종욱과 같은 발빠른 톱타자에 대한 대응 방법도 밝혔다. 그는 "톱타자들이 발이 빠르고 번트안타나 땅볼 안타가 많다. 빠른 선수는 풀스윙이 아닌 짧은 스윙을 한다. 투구수가 많으면 불리하다. 빨리 승부하는 게 바람직하다. 몸쪽 높은 공으로 스윙을 유도하고 플라이볼을 만들어야 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박찬호는 직구, 커브, 체인지업 등 몸쪽 코스의 공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반드시 던저야 되는 코스이고 위기 상황에서 헛스윙과 플라이볼을 유도할 수 있는 공이라고 했다. 아울러 승부구는 떠오르면 바로 던져야 되는데 선택을 바꾸고 망설이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점도 힘주어 말했다. 오는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예선전에 대한 각오도 드러냈다. "이번 달 초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훈련 위주로 준비하고 있다. 2주 전부터 캐치볼에 돌입했고 지금은 롱토스 기간이다. 11월 초에 대표팀에 합류하면 불펜피칭을 하고 12월 초 게임 등판을 위해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맏형 역할 보다는 팀의 한 선수로서 제대로 준비해 예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며 "올해는 해외파가 많이 불참해 WBC 대회와는 달리 분위기가 다르다. 일단 가봐야 알겠지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해설을 마친 뒤 박찬호는 "한국야구를 관심있게 지겨보고 선수 정보를 많이 알았다면 좋은 해설을 했을 텐데 아쉽다. 일단 월드시리즈 끝나면 다른 팀을 물색할 것이다. 우선은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해 좋은 성적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야구 발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늘 아쉬운 것이지만 많은 어린이가 하고 싶어하는 시스템이 필요핟. 유소년이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경기장이 많이 있어야 된다. 투자가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선수들은 기술뿐만 아니라. 인격 향상을 이룰 수 있는 교육제도로 있어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덧붙였다. sunny@osen.co.kr 박찬호가 해설에 앞서 본부석에 절친한 친구인 홍원기와 함께 앉아 있다./인천=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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