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보스턴 레드삭스가 4승3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도중 튀어나온 라이언 가코(26.클리블랜드)의 말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선 클리블랜드는 홈구장 제이콥스필드에서 열린 5차전을 내준 후 잠시 위기감에 휩싸였다. 6,7차전을 보스턴 홈인 펜웨이파크에서 잇달아 치러야 하는 불리함 때문이다. 하지만 가코는 상관 없다는 듯 "샴페인 맛은 홈에서나 원정에서나 똑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불리한 원정길이지만 승리의 달콤함은 홈에서 축배를 들 때와 다를 바 없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는 '불씨'를 잉태하고 있었다. 이 발언을 접한 보스턴 선수단은 발끈했고, 해당 멘트를 굵은 글씨로 프린트해 홈구장 클럽하우스 출입문 뒷쪽에 붙였다. 선수단 모두가 가코의 발언을 잊지 말고 반드시 '복수'하자는 결의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보스턴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홈 2경기를 내리 승리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자 가코에게 따가운 시선이 쏟아진 건 당연한 일. 무엇보다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은 논란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가코는 '언론의 장난'이라며 극구 부인했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뉴욕과 보스턴 언론은 원래 사실을 꼬아서 보도하기로 유명하지 않느냐"며 항변했다. 하지만 문제의 발언은 사실 클리블랜드 지역 언론에 보도된 것이었다. 더욱 궁지에 몰린 가코는 "정말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한 말의 의도와 다르다"며 "플레이오프 도중 내가 그 말을 한 건 사실이지만 그 시기는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를 치를 때였다. 누군가가 그 말을 프린트해 클럽하우스에 붙여놓은 다음에야 논란이 됐을 뿐이다. 내가 그 문구를 읽었다 해도 정말 분기탱천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특별한 문구가 필요하다면 그 사람은 마음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덧붙여 보스턴 측의 처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유야 어떻든 입을 함부로 놀리면 언젠가는 화가 미친다. 큰 경기를 하고 있는 당사자일 수록 더욱 조심스런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코는 뼈저리게 깨닫지 않았을까. workhorse@osen.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