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출세' 오재원, "아버지만 출전 알았어요"
OSEN 기자
발행 2007.10.23 09: 17

"천기누설할까봐 하루 전에 아버지에게만 알렸습니다". 두산 베어스 신인 유격수 오재원(22)은 지난 22일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출장하며 '벼락 출세'를 했다. 주전 유격수 이대수가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도중 다리 인대를 다치는 부상을 당해 전격 호출된 것이다. 이대수는 "1차전에 뛰겠다"고 의지를 보였으나 김경문 감독이 만류했다. 몸이 회복되면 3차전부터 이대수를 투입시킬 복안을 고수했다. 따라서 1,2차전은 백업 내야수 오재원의 차지가 됐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오재원 투입은 '무난한 성공'으로 판명났다. 1차전 승리(2-0) 직후 김 감독은 "방망이는 기대 안 했고, 수비만 잘 해달라는 의도로 기용했는데 에러 없었으니 성공한 것 아닌가. 내일(23일 2차전)까지는 재원이가 뛸 것 같다"라고 흡족해했다. 경기 직후 만난 오재원은 "잘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떨리지는 않았는데 타석에서 생각대로 안 됐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삼진을 2개나 당했고, 4회 1사 3루 타점 찬스에서 2루 땅볼로 아웃된 부분이 마음에 걸린 듯했다. 그러나 오재원이 맥없이 아웃돼 덕아웃에 들어오면 안경현을 비롯한 선배들이 박수를 쳐주며 그의 등을 토닥여주는 장면이 목격됐다. 오재원은 "수비만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선배들이 격려해줬다"라고 들려줬다. 7회 투아웃 2루에서 SK 박재홍의 강습 타구를 놓칠 뻔했던 장면에 대해선 "타구가 생각보다 빨랐다. 몸에 맞고 운 좋게 바로 앞에 떨어졌다"라고 안도했다. 오재원은 1차전 하루 전인 21일 선발 출장을 통보받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아버지에게만 이 낭보를 전했다. 혹시라도 천기누설이 될까봐 걱정했단다. 갑작스레 아들의 출장 소식을 접한 아버지는 문학구장을 찾았지만 표를 구할 수 없었다. 두산 프런트의 도움으로 경기장에 들어와 아들의 플레이를 관전할 수 있었다. 오재원의 어머니가 동반하지 못한 이유는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기 때문이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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