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타격' SK, 리오스 최소 투구 완봉 '조장'
OSEN 기자
발행 2007.10.23 10: 27

너무 오래 쉬어 타격 감이 떨어진 탓일까. SK는 지난 22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서 타자들과 되도록 빠른 승부를 원했던 두산 선발투수 리오스의 노련한 투구에 성급하게 말려 들어 득점 기회가 원천 봉쇄당하며 2-0 완봉패를 당했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8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는 리오스는 이날도 위력을 맘껏 발휘하며 공을 뿌려댔다. 9이닝 동안 안타 4개만을 내주고 삼진은 불과 2개만 잡아내며 적은 투구수를 기록하는 경제적인 투구로 완봉승을 거뒀다. 리오스는 단 한 차례도 2-3 풀카운트에 몰리지 않은 채 타자로 하여금 치게 만드는 노련함을 보여 투구수를 줄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서 보여준 투구 패턴과 비슷했다. SK 타자들에게 2루 베이스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8회 단 한 차례만 내준 리오스는 한국시리즈 사상 최소인 불과 99개의 공으로 완봉, 전문가들과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괴력투에 대해 SK 김성근 감독이 "세계 어느 투수도 그렇게 던질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할 정도로 경기 후반에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 구위였다. 이렇게 된 것은 야구에서 일반적으로 통하는 초구 공략의 이점과는 또다른 차원에서 SK 타자들이 리오스와 너무 빨리 승부한 탓으로 볼 수도 있다. 한화 타자들이 플레이오프 1차전서 서둘러 방망이를 휘둘러 공격의 맥이 자주 끊긴 것과 마찬가지였다. 당시 리오스는 6회와 7회를 각각 6개의 공으로 마무리짓기도 했다. SK는 1차전 2회말 4,5,6번 타자가 공 7개만에 스리아웃이 됐다. 3회말 비록 2사 후였지만 박경완이 안타를 치고 처음으로 진루에 성공하자 홈 관중들의 환호가 일면서 분위기가 뜨려는 순간 후속 정근우가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찬물이 끼얹어졌다. 상대 타자들이 쉽게 말려들어 준 덕에 99개만 투구한 리오스는 이닝당 11개의 공을 던진 셈이다. 9회 중 5번이 삼자범퇴였으니 한 타자당 3~4개의 공만 투구했다. 이날 경기 전 한 관중은 널빤지에 글을 써서 그라운드에 떨어트렸다. 이만수 SK 수석코치께 전해 달라며 보낸 글의 내용은 이러했다. "직구면 직구, 슬라이더면 슬라이더. 하나만 노려서 치라고". 리오스 공략법을 담아 정성껏 적은 편지. 이 같은 SK 팬의 정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날 SK 타자들은 성급하게 방망이가 나가며 상대를 오히려 도와준 셈이 됐다. 7rhdwn@osen.co.kr 리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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