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듯, SBS 월화사극 ‘왕과 나’(유동윤 극본, 김재형 손재성 연출)에 MBC ‘대장금’과 비슷한 구도가 있어 비교해 보며 즐기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왕과 나’의 주인공 처선(오만석 분)을 둘러싼 인물들의 구도가 ‘대장금’의 주인공 장금(이영애 분)을 둘러싼 구도와 비슷한 것이다. 2003년부터 1년간 방송되며 평균 시청률 46.2%(AGB닐슨), 최고 시청률 57.8%을 기록한 ‘대장금’은 조선 중종시대에 궁중최고의 요리사가 된 뒤 이후 임금의 주치의가 된 실존인물 장금(長今)의 이야기를 다루며 사랑을 받았다. 이 속에서 주인공 장금은 수라간 나인과 의녀로 지낼 당시 연생이(박은혜 분)와 창이(최자혜 분), 그리고 신비(한지민 분)로부터는 도움을 받았고 최금영(홍리나 분)과 영로(이잎새 분), 열이(이세은 분), 은비(이승아 분)에게는 갖은 모략과 음해를 받아 고초를 겪은 바 있다. ‘왕과 나’에서 연산군에 이르기까지 여러 임금을 섬긴 내시 김처선 역시 역시 ‘대장금’의 장금처럼 동료들 중 누구와는 우정을 나누지만 몇몇으로부터는 미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처선은 소화(구혜선 분), 성종(고주원 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자궁을 하고 내시가 됐고 현재 견습내시 신분으로 궁궐에서 지내고 있다. 처선이 궁궐 생활을 할 수 있는 데는 양아버지가 된 판내시부사 조치겸(전광렬 분)의 힘이 크지만 같이 생활하는 내시들과의 의사소통이 더 실질적이다. 아직은 궁중생활에 낯선 처선에게 도움을 주는 내시들이 있다. 최자치(김다현 분)와 문소운(강인형 분), 그리고 송개남(이건주 분), 홍귀남(김영준 분)등 이른바 ‘꽃내시’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천동인 처선과 친하게 지나게 지내던 사이다. 이런 이유로 처선이 내시가 됐을 때도 안타까움과 더불어 반가움을 숨기지 않았고 자궁한 부위가 덧나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됐을 때도 정성껏 약을 다려서 간호하는 등 처선이 궁궐 생활에 익숙해지는데 물심양면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처선이 소화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내색않고 처선의 마음을 그대로 이해해 주는 ‘진정한 벗’들이다. 그런가 하면 처선에게 해를 끼치는 내시들도 있다. 우선 양반의 자제였다가 내시가 된 처선의 강력한 라이벌인 정한수(안재모 분)를 비롯해 8회 성인연기자들로 바뀌면서 새로 캐스팅된 한치근(전태수 분)과 심기수(이상원 분), 박만수(전민규 분), 황귀동(강민섭 분)등이다. 이들은 소화, 성종과의 합궁당시 소화를 업고 가던 처선이 눈물을 흘리자 괜한 흠집을 잡으며 처선을 몽둥이로 패거나 물고문을 하고 심지어 개똥까지 먹이는 행패를 벌였다. 하지만 이들은 조만간 처선이 견습내시를 떼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처선에게 판내시부사 조치겸에게 잘 말해달라며 따뜻하게 대하는가 하면 자신들의 중심이었던 정한수를 배신을 할 예정이어서 그야말로 ‘해로운 벗’들로 분류된다. 특히 ‘대장금’의 장금이 자신을 둘러싼 모든 친구들을 배려와 격려로서 보듬었던 것처럼 ‘왕과 나’의 처선역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친구이건 해를 끼치는 친구이건 포용하는 ‘삼능삼무’(三能三無)의 큰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비슷하다. ‘왕과 나’ 조동석 책임프로듀서는 “‘왕과 나’의 주인공인 처선이 내시가 된 만큼 내시들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도 중요해서 이 같은 인물구도과 에피소드를 넣은 것이다”라며 이들의 등장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happ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