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 완벽투' 뒤에 '고제트' 고영민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7.10.23 13: 59

두산 2루수 고영민(23)에게는 2가지 별명이 따라다닌다. ‘2익수’와 ‘고제트’가 그것이다. ‘2익수’란 2루수와 우익수를 합한 말로 고영민의 깊숙한 수비범위를 일컫는다. 고영민은 빠른 발과 안정된 포구로 발이 느린 타자가 나오면 우익수 근처까지 갈 정도로 깊숙한 수비 위치를 잡고 타구가 오면 안타성 타구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잠실구장처럼 잔디구장이나 타구가 느린 인조잔디 구장에서 더욱 진가가 빛난다. 그리고 ‘고제트’는 빠른 발과 긴 팔을 앞세운 넓은 좌우 수비범위를 가리키는 별명이다. 1-2간은 물론 2-유간 타구들을 넙죽넙죽 받아서 처리하는 모습이 만화 주인공 ‘가제트 형사의 로봇팔’과 흡사하다고 해서 성과 함께 붙은 별명이 ‘고제트’이다. 지난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SK와의 경기에서는 ‘2익수’보다는 ‘고제트’ 별명이 더 진가를 발휘한 한 판이었다. 문학구장에서 ‘고제트’ 고영민은 좌우로 헤집고 다니며 마운드에서 쾌투하는 리오스의 뒤를 든든하게 지켰다. 리오스의 완투완봉을 앞세워 두산이 2-0으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하는데에는 고영민의 튼실한 수비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삼진 아웃보다는 땅볼 범타를 유도해내는 투구 스타일인 리오스는 고영민이 뒤에 버티고 있어서 마음놓고 투구를 펼쳤다. 이날 경기서 고영민은 2루 베이스 위를 타고 넘어가는 안타성 타구를 건져내는 등 6개의 땅볼 타구를 잡아 아웃처리했다. 이날 총 땅볼타구 11개 중에서 절반이 넘는 6개를 혼자 책임진 것이다. 리오스는 평소에도 “내야 수비진이 든든해서 마음놓고 던질 수 있다”며 고영민을 비롯한 수비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리오스는 이날 고영민 등 수비수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9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전 유격수 이대수가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부상으로 빠진 두산 내야진이었지만 고영민이 있기에 걱정이 없었다. 고영민은 타자별 성향에 따른 뛰어난 타구 예측,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꾸준한 공격력으로 두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sun@osen.co.kr 지난 22일 1차전 8회말 무사 1루서 최정의 잘맞은 타구를 고영민이 유격수 자리까지 쫓아가 잡아내고 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