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은 내줘도 괜찮다. 경기 감각을 익히기 위한 거니까". 지난 22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김성근 SK 감독이 한 말이다. 정규리그 1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끝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렸던 SK로서는 반대급부로 경기 감각 둔화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던 발언이다. 하지만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3연승 파죽지세로 통과, 경기 감각은 감각대로 익히고 휴식도 적절히 취해 경기 하기 딱 '좋은' 상태로 1차전을 치렀다. SK에게 유리할 게 전혀 없는 조건이었다. 21일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서 두산 주장 홍성흔이 "적당히 힘을 써서 컨디션이 좋다"고 말한 것처럼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서 보여준 두산의 플레이는 플레이오프 때 보인 발 빠르고 짜임새 있는 공격 그대로였다. 반면 SK 타자들은 리오스의 공이 치기 어려웠다고 해도 공수에서 몸이 덜 풀린 듯했다. 경기 전 SK 나주환이 "준비를 많이 했다. 데이터도 많이 보고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지만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 오래 쉬면 쉴수록 구위가 좋아지는 투수들의 경우 1차전 후 인터뷰서 SK 김성근 감독이 언급한 대로 잘 던진 편이었다. 안타 6개만을 내주며 좋은 구위를 과시했다. 조웅천의 경우 고영민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지만 김동주와 홍성흔을 구위로 압도, 각각 파울 플라이와 좌익수에 높이 뜬 플라이로 잡아내며 2차전을 기약했다. 2점을 두산에 내주기는 했지만 SK는 총 6명의 투수가 나와 경기 감각을 익혔다. "조웅천을 올린 것은 경기 감각을 익힌 것이다. 점수를 더 주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김성근 감독이 말한 대로 1차전은 SK로서 맛보기(?) 경기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23일 2차전에서는 더이상 이런 말이 통할 수 없다. 4선승제라고는 하나 2연패로 몰리면 사실상 벼랑 끝이다.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2차전부터가 '진짜 시작'이 될지 주목된다. 7rhdw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