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 보인다. 두산 베어스가 적지에서 2연승, 올 포스트시즌 파죽의 5연승으로 정상을 향해 줄달음질쳤다. 두산은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한 이대수의 공수 맹활약에 힘입어 접전 끝에 6-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원정경기서 2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정상 정복에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7전4선승의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첫 두 게임을 잡은 팀은 모두 우승의 축배를 들었다. 반면 정규시즌 1위팀 SK는 안방에서 맥없이 2연패, 위기에 몰렸다. 3차전은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으로 옮겨 25일 오후 6시 열린다. 이날 두산 승리의 히어로는 부상 투혼을 발휘한 유격수 이대수였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다리를 다쳐 전날 1차전을 결장했던 이대수는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도 2차전에 선발 유격수로 출장,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6회 결승타로 친정팀 SK를 울리는데 앞장섰다. 이대수는 한국시리즈 2차전 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챙겼다. 홈런 공방전으로 팽팽하던 이날 경기는 6회초 두산 공격서 승부가 결정났다. 3회 동점 투런포를 날린 선두타자 고영민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다음타자 김동주가 몸에 맞는 볼로 나가면서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김동주가 공에 맞은 후 양팀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몰려나와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돼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속개된 경기서 두산 5번타자 홍성흔은 볼카운트 2-0에서 과감하게 스리 번트를 성공시켜 1사 2,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타자 최준석이 삼진으로 물러나 계속된 2사 2, 3루에서 이대수가 2타점짜리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SK 중견수 김강민이 앞으로 전력질주로 달려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못미쳤다. 시즌 초반 트레이드로 SK에서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이대수로서는 친정팀 SK에 비수를 꽂은 한 방이었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5회 솔로 홈런를 날린 채상병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두산은 6회에만 3점을 뽑아 6-3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이대수의 공수 맹활약 외에도 고영민은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채상병이 솔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등으로 팀공격을 이끌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양팀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먼저 공격의 불씨를 당긴 것은 전날 침묵했던 SK 타선이었다. SK는 1회말 공격서 이진영이 볼넷을 골라 만든 2사 1루에서 4번타자 이호준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놓친 뒤 두산 선발 랜들의 2구 바깥쪽 직구(136km)를 그대로 밀어쳐 우측 펜스를 가볍게 넘겼다. 선제 투런 홈런. 두산의 반격도 매서웠다. 0-2로 뒤진 3회초 공격서 2사후 김현수가 중전안타로 나간 뒤 3번 고영민이 볼카운트 1-1에서 SK 선발 채병룡의 140km짜리 바깥쪽 높은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후에도 양팀은 홈런포를 주고받으며 공방전을 전개했다. 5회초 두산 포수 채상병이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자 SK는 돌아선 말공격서 좌타자 조동화가 우월 솔로 홈런포로 응수, 3-3 동점을 만들며 접전을 이어갔다. SK는 6회초 3실점한 뒤 돌아선 말공격서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두산 구원투수 임태훈의 호투에 막혀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SK는 2회와 4회 선두타자가 출루하며 추가점을 낼 기회를 맞고도 후속타 불발로 도망갈 수 있는 찬스를 놓쳐 패배의 쓴맛을 봐야했다. 리오스와 함께 두산 마운드의 쌍두마차인 랜들은 5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평범했으나 팀타선의 지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6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구원등판한 신인 임태훈은 4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고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최연소 세이브(19세 25일). 반면 SK 우완 선발 채병룡은 5⅔이닝 7피안타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편 두산 1루수 안경현은 2회 첫 타석서 채병룡의 투구에 맞아 오른 엄지가 골절돼 남은 경기에 출장이 어렵게 됐다. 이날 관중은 2만4099명으로 포스트시즌 및 한국시리즈 연속 매진 행진이 5경기서 중단됐다. sun@osen.co.kr 3-3으로 맞선 두산의 6회초 2사 2,3루에서 이대수가 2타점짜리 중전 적시타를 날리고 1루에서 환호 하고 있다./인천=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