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대수 부메랑' 맞고 KS 최대위기 봉착
OSEN 기자
발행 2007.10.23 21: 55

"이대수를 (두산으로) 보내서 프로야구 붐이 생긴 것 아니야? 안 보냈으면 두산 죽었잖아?". 김성근 SK 감독은 23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이대수가 화제로 떠오르자 이렇게 농담섞어 대답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의 최대 승부처였던 2차전에서 이대수는 두산만 살린 것이 아니라고 행동으로 보여줬다. SK까지 '죽여버렸기' 때문이다. 이제껏 SK가 이대수에게 결정타를 얻어맞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가장 치명적인 일격이었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수비 도중 다리 부상을 입었던 이대수는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출장하지 못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22일까지도 "2차전까지 오재원이 뛸 것 같다. 이대수는 몸이 완전해지면 3차전쯤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대수는 예상을 깨고 2차전부터 주전 유격수 겸 7번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그의 약발은 2-2로 팽팽히 맞서던 4회말 원아웃 3루 위기에서 나온 수비부터 빛을 발했다. 전진 수비를 펼치던 이대수는 SK 박경완의 총알같은 좌전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 3루주자 박재홍의 홈 쇄도를 원천 봉쇄했다. 이 타이밍에서 실점하지 않은 두산은 5회초 채상병의 홈런으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다시 3-3으로 맞서던 6회초. 투아웃 2,3루에서 이대수의 차례가 돌아왔다. 두산 김동주와 SK 선발 채병룡 사이에 몸에 맞는 볼로 인한 충돌이 펼쳐졌던 직후여서 승부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대목이었다. 여기서 이대수는 볼 카운트 투 스트라이크에 몰렸으나 연속 볼 3개를 골라냈다. 그리고 파울을 1개 쳐낸 뒤 채병룡의 7구째를 밀어쳐 우중간 외야에 떨어지는 2타점 결승타를 뽑아냈다. SK 중견수 김강민이 필사적으로 몸을 던졌으나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절묘한 지점에 떨어졌다. 이어 채상병의 2루타까지 나오며 이대수는 홈까지 밟았다. 김성근 감독의 시리즈 시나리오를 추정하면 SK는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그리고 거의 손에 넣는 흐름까지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계산은 또 한 번 '이대수'에서 오류를 일으켰다. 애당초 이대수를 과소평가하고 두산으로 트레이드시켰을 때부터 잉태됐던 착오였다. 두산에게는 구세주, SK에게는 악마같은 이대수다. sgoi@osen.co.kr 200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23일 저녁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벌어졌다.두산의 6회초 2사 2,3루 이대수 중전 2타점 역전 안타를 날리고 김민호 1루 코치의 환영을 받으며 환호 하고 있다./인천=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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