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이상학 객원기자] 원펀치에 이어 투펀치까지 무너졌다.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SK가 충격에 휩싸였다. 1차전에서 ‘에이스’ 케니 레이번을 내고도 다니엘 리오스에 철저히 막힌 타선의 집단침묵으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0-2로 패하더니 2차전에서도 3-6으로 패했다. 올 포스트시즌 8경기 만에 나온 첫 역전경기의 희생양이 SK가 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2차전 선발투수 채병룡(25)이 자리하고 있어 SK의 충격은 두 배였다. 1차전을 패한 SK는 2차전 선발로 마이크 로마노가 아닌 채병룡을 내세웠다. 로마노가 널뛰기 피칭으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판단아래 채병룡의 손을 들어준 결정이었다. 채병룡은 페넌트레이스에서도 때때로 레이번을 능가하는 위력으로 김성근 감독의 믿음을 샀다. 올 시즌 성적도 11승8패 방어율 2.84.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와 함께 방어율 부문에서도 전체 2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 2003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에서 1선발승 방어율 1.23으로 맹활약한 경험까지 있었다. 2차전 명운을 걸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채병룡은 출발이 좋았다. 김현수에게 안타를 하나 허용했지만, 1회초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이종욱-고영민-김동주 모두 방망이를 꺼내보지도 못한 채 바라보며 당한 스탠딩 삼진으로 그만큼 제구가 좋았다. 2회초에도 몸에 맞는 볼 하나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3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처리하며 손쉽게 승부했다. 3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고영민에게 바깥쪽 높은 직구를 던지다 좌월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했지만 4회초를 삼자범퇴로 처리, 안정감을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5회초 포수 채상병에게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맞아 암운을 드리우더니 결국 6회초에 스스로 무너졌다. 5회말 조동화의 깜짝 솔로 홈런으로 3-3 동점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6회초에만 2루타 하나 포함 3피안타에다 몸에 맞는 볼까지 기록하는 등 내리 3점을 내줬다. 특히 무사 1루에서 김동주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고 난 뒤 신경전이 붙으면서 피칭이 흔들렸다. 후속 타자 홍성흔의 희생번트 이후 맞이한 최준석을 삼진으로 잘 넘겼지만 2사 2·3루에서 이대수에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채상병에게 다시 장타(2루타)를 맞으며 완벽하게 무너졌다. 5⅔이닝 7피안타 2사구 5실점. 5회까지 투구수가 69개로 적정수준이었으며 단 한 번도 득점권 상황을 허락하지 않은 채병룡이었만, 재역전 무드가 만들어진 6회초에 와르르 무너져 깊은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