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위에 선 그는 더 이상 아기곰이 아니었다. 그의 호투가 있었기에 팀의 2연승도 가능했던 일. 주인공은 고졸 새내기 투수 임태훈(19). 임태훈은 지난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안타 1개만 허용하며 무실점(1탈삼진)으로 SK 타선을 잠재웠다. 6-3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등판한 임태훈은 선두 타자 정경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박경완과 최정을 각각 삼진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7회와 8회 삼자 범퇴로 막아낸 임태훈은 9회 선두 타자 정경배와 볼 카운트 2-0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 이날 경기에서 임태훈의 유일한 피안타. 흔들릴 법도 했으나 이후 세 타자를 잠재우며 데뷔 첫 포스트 시즌 세이브를 따냈다. 임태훈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많은 관중들의 함성에 다소 긴장했으나 오히려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끝까지 던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닝마다 집중하며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를 생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이승학이 자기 공을 못 던졌다. 정재훈도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당연히 정재훈을 세이브 상황에서 올려야 하지만 미안해도 태훈이로 끝내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니엘 리오스(35)-맷 랜들(30)로 이어지는 최강 원투 펀치에 비해 불펜진이 약하다는 우려의 목소리 속에서 임태훈의 호투는 더욱 빛날 뿐. 그의 활약 속에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