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도 울었다. SBS TV 월화사극 ‘왕과 나’의 여주인공 구혜선(23) 이야기다. 극에서도 울고 드라마를 본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 때문에도 울었다. 그런데 눈물이 마르니 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도 ‘구혜선의 연기가 좋아졌다’는 반응들이 종종 눈에 띄기 시작한다. 굳이 게시판을 들여다 보지 않더라도 구혜선의 눈빛이 살아나고 있는 것을 많은 시청자들이 감지하고 있다. 구혜선이 연기하고 있는 극중 소화에게 눈물은 그 동안 밥이요 공기였다. 처선(오만석 분)의 애절한 눈빛을 뒤로 한 채 대궐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마음을 준 임금을 찾아가는 길이 결코 순탄치가 않다. 구중궁궐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권력다툼의 틈바구니는 어린 나이의 처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벽이었다. 드라마에서도 그 과정이 오랜 기간 그려졌고 구혜선은 하루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이 시기는 연기자 구혜선에게도 시련기였다. 구혜선의 매니지먼트 담당자는 “우느라 흉하게 찌그러진 얼굴만 캡처한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고 캐스팅 논란 또한 끊이지 않아 한 동안 무척 힘들어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혜선의 좌절감은 말라가는 눈물과 함께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 성종(고주원 분)과의 재회가 이뤄지고 후궁의 첩지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조금 있으면 중전의 자리에도 오르게 된다. 눈에서는 카리스마가, 입에서는 아역 시절 박보영이 보여줬던 ‘똑 소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개구리 왕눈이를 닮은 큰 눈에서도 총기가 빛을 발했다. 구혜선의 매니지먼트 담당자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조금씩 기운을 얻어가고 있다. 처음보다는 훨씬 연기 몰입이 쉬워졌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 초반 성장기에 있는 몇몇 출연자들의 어색한 연출로 미스캐스팅 논란이 일었던 ‘왕과 나’이다. 하지만 이제 구혜선도 오만석도 점차 제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