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깊은 (이)대수 씨'. 지난 4월 반달곰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두산 내야수 이대수(26)는 소속 팀의 페넌트레이스 2위를 이끈 일등공신. 김성근 SK 감독에게 미운 털이 박혀 제대로 날개를 펼치지 못했던 이대수는 이적 후 타율 2할5푼2리 78안타 3홈런 36타점 33득점 5도루로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친정 SK전에서 타율 3할4푼1리 15안타(1홈런) 5타점 3득점으로 보란듯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대수는 지난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팀의 8-0 완승을 견인하는 등 타율 6할(10타수 6안타) 2타점 2득점으로 신들린 타격감을 뽐냈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구가하던 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친 것은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 이날 6회 1사 1루서 조원우의 2루수 앞 땅볼 때 볼을 건네 받아 1루로 던지는 도중에 1루 주자 고동진과 충돌해 왼쪽 무릎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꿈에도 그리던 한국시리즈 1차전을 벤치에서 지켜보며 아쉬움을 곱씹었던 이대수는 부상 속에서도 2차전에 유격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 2사 2,3루서 상대 선발 채병룡과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결승타를 작렬했다. 이날 수훈 선수로 선정된 이대수는 고동진(27)과 연락이 되었냐는 질문에 "1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에 전화가 왔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하길래 내가 못 피한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다. 전화가 와 무척 고마웠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부상을 안겨준 당사자에게 섭섭함을 감추기 힘든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이대수는 오히려 고마워했다. 이어 "조동화의 슬라이딩도 내가 못 피한 것이다. 이 부분을 좀 더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는 이대수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성공 비결은 아닐까. what@osen.co.kr
